앞부분 [아시는 분!] (2023년 11월 24일) 먼저 읽기
주문을 받기 시작한 시점부터 통화기록을 뒤졌다. 잘못 기록된 전화 번호지만 두 자 이상은 틀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 커다랗게 적어서 옆에 두고 찾았지만 비슷한 번호는 안 나왔다. 주고 받은 카톡도 없었고 동참한 회원들 단톡방에 공개를 해도 전달한 사람이 없었다. 개인정보공개는 아닐까 우려도 했지만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면서 페이스북에 올렸다.
매맞을 일만 남았다고 푸념을 하면서 종아리 걷고 기다렸다. 그런데 혹시나 했더니 정말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출고를 사흘 앞둔 25일에 연락이 왔다. 공개한지 이틀만이었지만 그 덕인지는 모르겠다. 전화번호가 틀려서 애 태웠다는 하소연을 했다. 문자로도 보냈는데 보지 못했느냐는 말씀이었다. 중간에서 소개해 준 사람으로서 착오가 있으면 안 되겠기에 확인차 연락을 드렸단다.
확인해 보니 그랬다. 내가 기록한 전화번호는 짐작대로 숫자 하나만 틀렸다. 그러나 전화하신 분(소개하신 분)과 수취인이 다르니 통화기록에는 그런 번호가 남아 있을 턱이 없다. 문자 수신도 번호만 확인하고 내용까지는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튼 무사하게 배송을 끝냈고 대금도 입금해 주셨다.
절임배추라는 것이 생물이다. 너무 일찍 보내면 신선도가 떨어진다. 갖은 양념 준비해서 기다리는데 도착이 늦어도 문제가 된다. 마음에 안든다고 반품을 하면 최소한 이박삼일이 걸린다. 말이 좋아 반품이지 받아 봐야 버려야 한다. 반품 받으면서 미리 준비했던 양념도 버렸다고 그 비용까지 변상한 적이 있었다.
도착해야 할 날자가 되어서 배송을 놓친 사실을 안 경우가 있다. 4상자를 싣고 상주 터미날에 가서 고속버스 편으로 보냈다. 추가로 비용이 들기도 하지만 고객분이 강남 터미날까지 찾으러 가야만 한다. 달랑 1상자를 싣고 상주시내 퀵서비스 기사분께 전달한 경우도 있다. 이때는 중간에서 소개하신 분이 책임을 지신 것이라 그 내막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