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덕이냐
누구의 덕이냐
이웃과더불어
2020-04-14 09:00:51
며칠 전에 카톡으로 받은 글이 워낙 어처구니가 없어서 대충 반박을 해 봤습니다. [어느 고대생의 분노]라는 제목에다 [한국 의료시스템 잘 돌아가는 게 왜 문재인 덕입니까?] 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습니다.
비판의 근거 중의 하나가 의료보험제도였습니다. 박정희대통령이 의료보험제도를 처음 시작하고 노태우대통령이 전국민 확대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이 정부의 공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의료보험이 그렇게 시작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의료보험이 진단키트를 개발한 것에 어떤 도움을 주었습니까? 역학조사를 통해서 감염 경로를 찾아내고 확산을 막아 주는 것과 의료보험 제도는 관련이 별로 없습니다. 신종 플루가 유행하였을 때 그리고 메르스가 창궐했을 때 의료보험 제도가 없어서 절절 맨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 물론 의료보험이 있기에 돈 걱정 안하고 병원에 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언젠가 들었던 유치한 질문이 갑자기 생각 납니다.
“화재 보험 들면 불이 안 납니까?”
“생명 보험 들어 두면 내 목슴 지킬 수 있습니까?”
그리고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잘 돌아가는 것은 인정하면서 문재인덕은 아니라고 했니다. 그런데 의료시스템뿐만 아니라 어떤 시스템도 무능한 정부 아래서는 제대로 작동 안됩니다. 그것이 저의 상식입니다. 포악한 군주 무능한 제왕 밑에서도 충신이나 명장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수이고 예외이지 시스템이 잘 돌아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경우를 우리는 세월호 침몰 때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엄청 고생하는데 (잘 한다고는 안 했지만 그리 들림) 왜 문재인이 칭찬 들어야 하냐고 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아주 잘 하고 있다는 것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자가 정은경본부장입니다. 그런데 박근혜대통령 때 메르스사태가 종식되자 감사원에서 감사를 하고 방역 실패의 책임을 물어 당시 질병예방센터장이었던 그분에게 정직처분을 권고했습니다. 다행히 감봉 일개월로 경감이 되었지만 정부가 실패해 놓고 그 책임을 실무자에게 뒤집어 씌우려 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징계 받고 공직 생활을 마감했을 수도 있었던 분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1급을 거치지 않고 차관급인 본부장이 되었습니다. 당사자에게도 행운이었지만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홍복이라고 하겠습니다.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보고 발탁해서 책임을 맡기는 것이 지도자의 자질이요 능력입니다. 그런데 “검사 문재인이 하고 있나요”라고 하니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내가 이웃에 소개 해 준 사람이 일 잘하면 그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인사를 듣습니다. 그러니 정본부장이 잘하면 정부도 함께 칭찬 듣는 것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