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우수로 보낸 추위

임재수 2022. 11. 4. 19:21

우수로 보낸 추위

소소한 일상

2021-02-17 12:00:34


오늘 아침 일어나서 뒷집 부엌으로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또 수도꼭지가 얼었다. 단열이 좀 더 잘되는 앞집에서 거처를 하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래도 조심한다고 이틀전부터 물을 방울방울 흘려 놓았었다. 싱크대 바닥에 떨어진 물이 얼면서 거꾸로 자란 고드름이 끝내 수도꼭지를 막아 버린 모양이었다. 전번에도 그런 일이 있었기에 전기온수기를 살짝 켜 두었지만 너무 아낀 탓인지 도움이 안되었다.

 

어제부터 찬바람이 불고 춥더니 내일(18) 우수를 지나고 모래 오후가 되어야 풀린다는 기상청의 예보이다. 우수 경칩이 되면 대동강물도 풀린다고 하더니 그런 말이 다 맞는 것도 아니다. 재래시장에서 흥정을 하고 물건을 사면 인정으로 한두 개 더 주는 것을 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과서에서 배운 말이고 우리는 그것을 우수라고 했다. 그것도 다 값을 지불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보통사람의 기분은 그게 아니다.

그 우수와 이 우수가 다른데 그 무슨 넋두리냐고 하시지 마시라. 강추위를 바리바리 실어서 소한이 대한이 그리고 입춘이를 통해서 보냈다. 그러고도 인정 많은 우리 상제님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고민고민하다가 우수(雨水)를 시켜서 우수()로 추위를 더 보냈다.

그런데 상제님 그게 인정이 아닙니다. 추위든 더위든 딱 정해진 만큼만 주십시오. 우수든 덤이든 그런 것 다 필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