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아재백신접종후기

임재수 2022. 11. 4. 19:36

아재백신접종후기

소소한 일상

2021-06-07 21:44:47


--특종이요! 호외요!

--무슨 소식?

--오늘 성모병원에 갔다가 칠성이 봤다!

--특종은 개뿔!

--그러니까 산부인과에 왔더라고

--머하러?

--낸들 아나!

--머하러가 아이고 누구하고 갔는지가 핵심이다

--그건 무슨말?

--지 마누라는 벌써 문닫았을 끼고!

--마자 항갑도 지났지!

--그럼 혹시?

--에이! 말도 안돼, 가는 간이 콩알딱지 만해서 절대로~

--그건 모르는 일이다.

오늘 성모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맞았습니다. 제가 기저 질환자에 해당하는지 접종 전에 상담을 원하니 본관 2층 산부인과로 보냈습니다. 적어서 낸 예진표를 보는둥마는둥 담당 의사는 슬픈 이야기(그분의 말씀)만 딱 한 마디 하고 끝이었습니다. 백신 접종 맞고 죽을 확률은 10만명에 하나라고.

사실은 제가 허약체질이라 그동안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일단 예약부터 하고 난 뒤에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5월 20일에 내가 먼저하고 뒤이어 옆사람이 예약을 했습니다. 함께 가서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맞으면 편리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같아도 다른 장소에서 맞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는 <동시에 접종하고 두 사람이 함께 이상 반응이 나오면 어쩌나> 은긴히 걱정도 되었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맞기로 했습니다.

지난 주에는 미리 병원을 찾아가서 사전 진료 겸 상담도 하려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그 대신 의료계에 종사하시는 두분 선생님께 카톡으로 상의를 했습니다. 한 분은 카톡을 열어 본 흔적도 없었고 다른 한분에게서는 답변이 왔습니다. <기저 질환이 있을수록 맞아야 한다>고

점심 먹고 출발해서 옆 사람을 이원두의원 앞에다 내려 주고 성모병원으로 갔습니다. 본관 앞에서 접수를 했습니다.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재고 신분증도 확인했습니다. 2층에서 상담을 하고 난 뒤 별관 4층으로 갔습니다. 이 시국에 감염자가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최대한 이동 거리가 짧아야 좋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예약시간은 15시였지만 좀더 일찍 14시 46분에 끝났습니다. 15분 경과후 귀가 하라는 안내였지만 20여분 이상 대기했습니다. 나오는데 중년의 남성이 간호사(?)를 향해 불평을 하고 있었습니다. 접종 확인서를 신분증에 붙여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었습니다. 엊그제 김부겸 총리가 발표한 방식을 두고 하는 말 같았습니다. 좋은 방안이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애써는 실무자를 상대로 할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려야 한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냥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런 내가 한심하고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올라가는데 다른 남성이 내려왔습니다. 그분이 한마디 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안쪽을 들여다 보니 상황이 끝났는지 조용했습니다.

옆 사람과 통화를 하니 저쪽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쪽에서는 같은 시간대로 예약을 한 사람이 모두 모이고 난 뒤에 접종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예약을 해 놓고 기억을 못하는 사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동안 정비소에 가서 자동차 엔진오일 교체하고 세차도 했습니다.

이제 접종하고 일곱 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다소 안심을 하면서 말씀 드립니다. 예약하신 분들 걱정하지 마시고 접종하십시오. 그리고 예약을 미룬 분들 빨리 예약하십시오. 그것만이 코로나를 이기는 지름길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