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더불어

중등증환자

임재수 2022. 11. 4. 22:17

중등증환자

세상과 더불어

2022-01-05 13:01:32


"하나, 둘, 삼, 넷, 오, 여섯, 칠, 팔, 아홉, 공"

이런 우리말 들어 본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군대서 포병들이 사용하는 숫자를 읽는 방법이라고 한다. 적진 가까이 나가 있는 관측병(장교)이 정확한 타격 지점을 알려주면 그 지시에 따라서 포를 쏜다고 한다. 이 때 오고가는 말(주로 무전기를 통하여)에서 오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들었다. 다시 말하면 일(1)과 이(2) 그리고 삼과 사는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물론 포병출신이 아니다. 소총중대 화기소대 기관총 사수로 복무하고 전역했다. 그런데 화기소대에는 기관총 분대가 둘 박격포 분대(60mm)가 하나 있었다. 그 박격포 분대원들이 사용하는 말을 들었을 뿐이고 아주 오래전 일이니 사실과 조금 다르더라도 이해하시기 바란다.

요즘 코로나 소식에 중등증환자라는 말이 가끔 나온다. 그래서 [중등증]이 뭘까 궁금해서 국어사전을 찾아 봐도 안 나온다. 앞뒤 문맥을 연결해 보니 "위중증"은 가장 위험한 상황이고 그 아래가 "중등증"인 모양이다. 아무래도 오해의 소지가 많은 말이다. 그렇다고 [重症(중증)] [중등(中等)증]이라고 한자를 병기하자는 말도 아니다. 글이 아닌 구어에서는 어차피 구별이 안 될 것이니.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한자를 사용하지 않고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용어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