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더불어

순두부와 포장 용기

임재수 2022. 11. 4. 22:22

순두부와 포장 용기

세상과 더불어

2022-01-26 13:35:58


집에서 한 두부도 갖고 가면 포장을 해 줄 수 있느냐고 묻는 전화가 왔다. 비용이야 몇푼 안 되지만 한판(15)을 포장하려고 기계를 작동하기가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작업을 할 때 함께 하면 되겠지만 한편으로 좀 바쁠 것 같기도했다. 답변을 미루고 작업장으로 갔다. 분위기 봐서 말을 꺼내야 하는데 머뭇거리다 그냥 왔다.

 

나올 때 포장된 순두부 하나를 주신다. 그런데 옆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포장 전의 순두부가 큰 그릇에 담겨 있다. 저걸 달라고 하니 우째 가이 갈라고아지매가 걱정을 하신다. 옆집에 사는 귀농인 아우에게 양푼을 빌려서 담아 왔다. 목에 힘주고 자랑 좀 하려는데 옆에서 누군가 빈정거린다. 기분이 좀 상했지만 맞는 말이라 댓구를 못했다.

--늘 실츤하는 부는 마리 음는대~
--우째다 한분 해노코 생섹만~
--지베서도 설거지 딱 한분만 하고도!

 

포장을 하면 운반이나 보관이 편리하다. 그래서 우리도 포장기계를 도입했고 주문하시는 분이 원하면 포장을 해 준다. 하지만 이 포장 용기는 버리기가 참으로 부담스럽다. 지구가 몸살을 앓는데 그 요인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상주생각(상주로컬푸드협동조합 직매장)에서는 각자가 용기를 가지고 가서 장을 보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포장 용기 겉면에 분리배출 방식을 표시하는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고 했다. 저 많은 것 중에서 어느 것을 붙여야 할지 몰라서 잠시 보류중이다.

 

아무튼 자손 만대에 물려줄 이땅을 어떻게 보존해야 할지 심각하고 고민하고 반성해야 한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