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산초나무 그리고 봄소식
임재수
2022. 11. 4. 17:28
산초나무 그리고 봄소식
소소한 일상
2019-03-15 13:47:13
오늘도 아침 먹고 느긋하게 달랑 낫 한자루만 들고 나갔다. 청너머 밭에서 두릅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덩굴들을 잘라 주는 것이 임무였다. 이치를 따지자면 이놈들이 한창 일을 할 무렵 잘라 주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무더운 여름이고 두릅나무 무성한 잎과 줄기에 가시도 달렸기에 도저히 감당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뒤엉킨 덩굴을 낫으로 끊고 잡아 당겨서 걷다보면 두릅나무 가지가 부러지는 일이 가끔 생긴다. 아깝기도 하고 지금 와서 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그러다가 어린 산초나무를 발견했다. 뿌리가 그리 깊지 않아 손으로 살살 당기니 뽑힌다. 모아 보니 일곱 포기다. 그냥 집으로 가져와서 뒷집 언덕 닭장 주변에 심었다.
그리고 집안을 둘러보니 여기저기서 매화 산수유 동백꽃 등이 정답게 소근대고 있었다. 봄이 턱 밑에 다가 왔는데 춥다는 핑계로 주인이 게으름을 피운다고 흉을 보는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