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더불어
책상하나도
임재수
2022. 11. 4. 22:40
책상하나도
이웃과더불어
2022-04-04 16:48:08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 구경하는 도중에 책상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설합도 없고 상판에 다리만 넷 달린 단순한 구조였다. 편백나무 원목에 무도장 제품이다. 주문을 하려고 하다가 잠시 보류했다. 상주에도 그 가구 대리점이 있으니 함께 가보기로 했다.
학교에서 정보부장을 맡았던 시절 램 등의 부품을 온라인으로 구입해서 끼우고 다룬 적이 있었다. 내 딴에는 학교 예산을 많이 절감했다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안 것은 조금 지난 뒤였다. 지역 업체들의 입장을 배려해 주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였다.
아무튼 어제 오전 시내 볼일이 있기에 나가서 외답쪽에 있는 00가구 대리점을 찾았다. 구경 삼아 한바퀴 둘러보니 그것도 없고 비슷한 것도 안 보였다. 저장된 사진을 주인께 보여 드리니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다루면 욕 먹는다고 그래서 취급 안 한다고 했다. 이상한 변명이라고 생각하며 매장을 나왔다. 그 시절 유명한 PC제조사들은 대리점 제품과 온라인 제품의 모델명을 다르게 해서 출시했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는 것을 어렵게 하여 대리점을 보호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그건 그렇고 오늘 결국 온라인에서 주문했다. 오랫동안 기억 속에서 잠자고 있던 이웃에 대한 작은 배려는 꿈틀대다 말았다. (2022년 4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