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더불어

전대통령

임재수 2022. 11. 4. 22:48

전대통령

세상과 더불어

2022-04-18 14:42:15


삭탈관직이란 말이 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예전에, 죄를 지은 사람의 벼슬과 품계를 빼앗고 벼슬아치의 명부에서 이름을 지우는 일을 이르던 말]이라고 나온다. 사직하고 물러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들어 교체한 경우와도 다르다. 명부에서까지 이름을 지운다고 했으니 원로 대우도 안 해준다는 말일 것이다. 내가 입대하고 얼마 뒤 육군참모총장이 체포되는 하극상이 일어났다. 사성장군이던 정승화씨는 이등병이 되어 전역한다는 말을 고참들이 했다. 말하자면 삭탁관직이 된 것이다.

 

방송 진행자가 전직 대통령을 두고 000씨라 부른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공영방송이고 진행자는 공인이니 용어(호칭)의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나라에 지은 죄가 얼마나 무겁고 국민에게 준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를 알면  [전 대통령]이라 불러주자는 말을 하면 안된다. 물론 자연인은 그 사람을 어떻게 부르든 자유이다.

 

공인이 공식 석상에서 말할 때는 문제가 다르다. 재임중에 탄핵을 당한 사람 퇴임후에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두고 전대통령라고 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 양반들한데 피해를 입은 많은 국민들의 상처를 들쑤시는 꼴이다. 전직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률은 호칭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누구는 말했다. 한마디로 웃기는 논리다. 물론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참고나 근거는 될 수 있는 것이다. 행정 수도 위헌 판결을 하면서 조선시대 경국대전까지 언급한 나라가 아닌가.

 

삭탈관직이라는 말을 끌어들이니 요즘이 무슨 봉건시대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겠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000씨!]"라는 호칭은  [00야!]보다는 분명히 높이는 말이었다. 물론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높으신 양반들이나 추종자들 입장에서는 비하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삭탈관직 당한 처지에 국민과는 다른 대우를 바라는가? 하긴 그 시절에는 쫓겨난 임금도 서민과는 다른 [00군] 이라고 불러주기는 했다.

근대 나 이씬대 왜 전대통령이라고 부르냐?
마자유 나는 박씨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