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의 오진
랜섬웨어와 알약이 전투중인 PC화면을 촬영해서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금방 답변이 나왔다. 랜섬웨어의 발호가 아니고 알약의 오진이고 오작동이라고 했다. 안전모드로 부팅을 해서 특정한 화일을 지워야 한다는 신문기사도 댓글로 연결해 주셨다(사진1). 시간과 날짜만이 큰 글씨로 표시되는 파란화면도 가끔 보였다. 안전모드로 부팅된 화면인 것 같은데 아무리해도 화일을 지울 수 있는 탐색기는 열리지 않았다. 종료마저 순리로 안 되어 전원 버튼을 오래 누르거나 콘센트를 뽑아서 켜고 끄기를 반복했다.
결국은 윈도우를 재설치하기로 했다. 수시로 전화를 해서 아들의 코치를 받았다. 정보부장하면서 수십대의 학교 PC를 멋대로 주무르던 시절도 있었다. 10여년 조금 더 지났는데 우왕좌왕하는 내 꼴이 참 한심했다. 하드 디스크(사실은 SSD)가 둘이고 자료는 전부 D드라이버에 저장되어 있었다. 자신만만하게 C드라이브 파티션까지 날리고 포맷을 했다. 설치용 디스크(USB 메모리)에서 하드디스크로 화일을 복사하는 과정은 순조로웠다. 그런데 재부팅이 되지 않고 이상한 화면(사진2)만 보였다.
몇 번인이나 반복한 끝에 설치에 성공한 것 같았다.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려고 화면을 열어 보니 이상하게도 이전의 것들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그참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D드라이버를 열어보고는 절망하고 말았다. 싹 밀어 버리고 윈도우를 재설치한 곳은 D였던 것이다. 가끔씩 자료를 백업하여 보관 하고 있지만 최근의 자료는 몽땅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그 많은 응용프로그램 재설치의 시간을 벌었다고 위안을 삼았다. 그리고 다른 일로 나갔다 들어와서 다시 켜 보니 그 이상한 화면(사진2)이 또 보였다. 그래서 또다시 재설치를 했다. 어이없는 실수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세심한 주의를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자책을 하면서. 작년 4월 구입할 때부터 있었던 C는 240여 기가바이트 D(금년 봄쯤 낡은 컴퓨터를 해체하면서 추가로 옮겨 단)는 100여 기가라고 몇번이고 확인했다.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C는 0번이고 D는 1번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내 기억의 오류였던 것이다(사진3). 내 믿음이 처음(옛날)부터 잘못된 것인지 예전에는 맞았는데 요즘와서 바뀐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제는 윈도우 재설치 무사히 끝내고 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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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2에 쓰다가 중단한 것을 완성해서 공개합니다.(24.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