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더불어
손자자랑
임재수
2022. 11. 4. 16:43
손자자랑
가족과더불어
2018-06-28 22:44:20
손자하고 사돈네 며느리가 집에 와서 며칠 째 같이 지내고 있다. 그리고 어제는 사위마저 와서 한우 고기 구워 놓고 한잔 마셨다. 기분 좋게 취해서 자고 있는데 누군가 흔들어 깨웠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니 어머님께서 말씀하셨다.
“애비야 돈 좀 다고!”
“얼매나?”
“오배건”
좀처럼 없던 일이다. 봄이면 고사리도 꺾으시고 고추야 들깨야 해서 아들딸들 보태 주기만 하셨지 나한테 손 벌린 적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이상하다고 여기면서도 더 이상 묻지 않고 지갑에서 칠백원을 꺼냈다.
“으쩐 일이래요?”
“동네 할매들한테 한특 냈다”
한푼도 아까와 하시던 분이 참 별일이다 싶었다.
“멘이브로 손자 자랑 하만 밉상이라캐서”
“갑자기 무신 손자”
“그러니까 니 손자”
“먼말이라요?”
“나도 다 안다. 김시리가 사진 비 주더라”
“까짓거 한 턱 내신 거야 잘 하셨지만, 손자가 아이고 외손잔데”
“다 가따”
“외손자는 남의 손자라고 하셔 놓고”
“그건 옌날 마리고, 즈어기 강께 세상이 다리더라. 혹 쟈들 들으면 삐칠지도 모릉께 이손자니 친손자니 그른 마른 아예 이베도 담지 마래이”
“다들 가는 고등학굔데 그게 먼 대수라고?”
“그 어린기 고등학교 가쓰만 천재도 보통 천재가 아이라 카데”
“예?”
“츰엔 내 말을 몬 민는 거 갔떠라”
“그래서?”
“사진 비 주어찌”
“그러니까?”
“다들 놀라 디집어지더라”
“그러니까 그 사진은 사진관에서 그냥~”
“대따 고마, 나 간다~”
페이스북(2018.3.14) 카카오스토리(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