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일하기 싫은 핑계는 많다

임재수 2022. 11. 4. 16:53

일하기 싫은 핑계는 많다

소소한 일상

2018-07-22 08:20:37


아침에 일어나니 일곱시가 다 되어 간다. 옆짝은 밥 해주는 당번이라 활성화 센터로 나가고 없다. 어제 저녁 말로 아침 다섯시에 나간다고 했다. 혼자서 아침을 차려 먹는다. 내 혼자 먹으면 딱 두 가지 반찬만 꺼낸다. 고르게 먹어야 한다고 아이들 보고 말한 적이 있지만 찾는 것이 귀찮다. 커피를 한잔 타서 마시면서 나갈까 말까 잠시 망설인다. 폭염경보가 내렸으니 그냥 쉬라는 말을 들은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어제도 쉬었고 그저께는 경북형마을영농 선진지 견학이 있었다. 오늘 쉬면 사흘을 공치는 것이다.

게다가 나를 보고 "귀족농부"라고 했던 동기이자 페이스북친구의 뼈가 든 농담이 생각났다.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의 눈치도 보였다. 그래서 문단속도 하고 예초기도 점검하고 갈아 입을 바지를 찾으니 안 보인다. 작업복은 평소 뒷집 부엌 싸구려 옷장에 넣어 두는데 없다. 다시 앞집 거실 문을 열고 들어가 찾아도 안 보인다. 이곳저곳 찾아 다니다 혹시나 하고 세탁기를 열고 속을 들여다 봤다. 돌리기는 했지만 널지 않은 빨래가 수북하게 담겨 있었다.그것들을 끄집어 내어 빨래줄과 건조대에 늘어 놓았다. 그냥 입은 채로 갈까 망설이다  평소 작업복과 외출복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혼났던 기억이 나서 변명거리로 참좋다는 생각을 하며 그만 두기로 했다.

옆사람이 빠뜨린 빨래 널어 말리는 것으로 오늘 숙제는 끝이다. 일하기 싫어서 눈치만 보는 놈한테는 그럴 듯한 핑계꺼리가 참 많다.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했더니 친절하신 여자 동기님이 탁탁 털어서 널어야 한다고 알려 주시네요. 금방 달려 갔더니 뜨거운 햇볕에 벌써 거의 다 말랐습니다. 들어와서 왜 이제야 가르쳐 주느냐고 농담섞인 원망도 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