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더불어

전원일기_일용엄니의 착각

임재수 2022. 11. 4. 16:58

전원일기_일용엄니의 착각

웃음과더불어

2018-08-10 19:11:33


무더운 여름날 양촌리 마을에 자동차 외판원이 왔다. 늘씬한 연예인 아까씨들이 멋진 차 앞에서 포즈를 취한 팜플렛을 보이면서 판매 사원이 열변을 토했다. 하지만 모두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았는지 사려고 덤비는 사람이 없었다. 

이때 싱거운 사람 용식이가 물었다.
"소나타 사면 이 아가씨까지 끼워 줘요?"
팜플렛에는 소나타 운전석에 앉은 김혜수가 매혹적인 미소를 띄고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외판원이 용식이를 힐금 보더니 씩 웃으면서 대꾸를 했다.
"아, 당연히 주지요. 사기만 해봐요"
"그 봐, 내 말이 맞지"
옆에 있는 일용이가 말했다.

그리고 며칠 후 일용이네 집 대문 앞에 새로 뽑은 소나타가 멈추어 섰다. 
"고모님 저 왔습니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일용이의 외사촌 되는 응삼이었다. 
"어 형이 어인 일로 새차를 타고 왔소?"
"고모님이 사 주셨잖아 몰랐는가?"
"·········"
이 때 마침 마실 나갔던 일용 엄니가 들어 온다. 응삼이의 고개가 90도로 굽었다.
"고모님 고맙습니다."
그런데 일용엄니는 응삼이의 인사도 받는둥 마는둥 이리저리 살핀다. 그리고 묻는다.
"그런데 어째 니 혼자냐?"
"고모님도 참 지 혼자지요. 작년에 우리 엄니 돌아 가시고~"
"야, 이놈아 내가 그거 몰라서 묻냐?"
"·········"
"그러니까 차에 아가씨 하나 없더냐 이 말이다?"
"·········"
일용엄니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더니 옆에 있던 일용이 뺨을 후려 갈긴다. 그리고는 회장님 댁으로 쏜살 같이 달려 간다.
"용식이 이놈 워디 갔어"
그리고는 땅바닥에 퍼질러 앉아 대성통곡을 한다.
"아이구 회장님~!"
"아이구 내돈 2천만원" 
바락바락 악을 썼다.

그랬다. 일용엄니는 2천만원에 소나타를 산 게 아니고 장가도 못 간 노총각 조카를 위해 색시를 사려고 했던 것이었다.

2015.7.3(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