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할꼬_초나라군사들
어이할꼬_초나라군사들
땅과더불어
2019-04-14 22:35:49
임기를 마치고 내직으로 승차한 호미장군의 노고를 치하하는 주연을 상께서 친히 베푸셨다.
"장군 그동안 변방에서 노고가 참으로 많았소. 과인이 한잔 권하겠으니 받으시오!"
"초나라 군사들을 발복색원하고 왔어야만 했는데 소신의 역량이 부족하와~"
"선대의 어느 장수도 뿌리 뽑지 못한 일이거늘 그게 어디 장군의 허물이겠소 "
"성은이 망극하오이다"
이사람 저사람이 권하는 술에다 하사주까지 얻어 마시고 나니 호미장군은 기고만장했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빈정대는 말이 들려 왔다.
"그것도 공이랍시고 목에 힘을 주다니 내참 눈꼴 사나와서"
가냉 대신이었다.
"거 무슨 말씀이오"
발끈하고 나선 사람은 치낭대신이었다.
"임기 네 시간 동안 벤 적의 수급이 겨우 이 정도라니 한심한 수준이 아니오? 눈이 있으면 자세히 보시오"
사진을 눈앞에 들이대면서 언성을 높였다.
"백성들 사이에 숨어서 암약하는 초나라 병사들을 하나하나 골라서 체포 하는 작전이지요. 적을 포위한 후 집중사격을 퍼붓고 본거지를 초토화 시키는 토벌작전과 비교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이정도면 대단한 전과란 말이지요."
"ㅎㅎ 대단한 전과라니 치낭대신의 해학에는 광대들이 실직할까봐 긴장하겠소"
"그럼 가냉께선 무슨 복안이 있소?"
"우리 근삼장군을 보내면 수십분만에 소탕할 수 있소"
"허언이 아니지요?"
"공군기를 동원해서~"
"서 설마~"
"아주 효과적이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원시적인 방법을~"
"그럼 미전 지역 우리 백성들의 생사는?"
"허허 참 답답도 하시오. 우리 백성들과 초나라 병사들은 체질이나 생활 습관이 다르오"
"갑자기 무슨 말씀?"
"그러니까 우리 백성들이 단잠을 자는 새벽 시간에 공중에서 액체나 기체를 뿌리면 밖에 나돌아 다니는 초나라 병사들만 뒤집어 쓰고 죽는 거지요"
"아니 초나라 병사들만 잡으면 뭐 합니까? 그 땅은 우리 백성들이 살 수가 없게 되는데"
"아니 시간이 흐르면 유독성분이 자연분해 될 것이니 우리 백성들에게는 전혀 피해가 없다니까요"
"무기 팔아 먹으려고 하는 말을 그대로 믿다니 딱도 하시오. 그리고 우리 백성들이 새벽 시간에 전혀 안 나온다는~"
"그런 사소한 것까지 두려워해서야 어찌 큰일을 도모하겠오"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지요! 그리고 새로 하명을 받은 개비장군이 회전하는 신무기를 운용한다고 하니 기대해 봅시다"
"그래 봐야 오십보백보가 아니겠소"
가냉대신과 치낭대신의 언쟁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끝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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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장군 : 호미(농기계)와 호미[好薇-고사리를 사랑하는(농사를 짓는)]의 이중적 의미
초나라 : 草나라 [楚나라가 아님]
치낭대신 : 친환경농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
가냉대신 : 친환경농업과 대립하는 “관행(慣行)농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
근삼장군 : 근사미 제초제의 일종
미전지역 : 미전(薇田)--고사리 밭
개비장군 : 바람개비 회전하는 예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