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전화위복의 인연

임재수 2022. 11. 4. 17:06

전화위복의 인연

소소한 일상

2018-12-02 12:41:23


35년전 포항고등에서 1년 근무하고 상주로 내신을 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2월말 인사에서 상주군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신문발표를 보니 은척중학교 중동중학교 그리고 상주시내 중학교에서 국어과 선생님이 타시군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남들이 다 가고 싶은 시내 중학교는 언감생심이었지만 중동중학교로만 안 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관내 이동을 발표하는 날 상주교육청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그만 중동중학교로 발령이 나고 말았습니다. 엄청 욕이 나왔지만 속으로 삼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미서 오신 중년의 선생님이 은척중학교로 발령이 났습니다. 사령장을 내 주시던 장학사가 그분을 보시더니 아주 미안한 표정을 지으시며 사과를 했습니다.

"아이쿠 저런 잘못 되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안 누군가 혀를 찼습니다.

'한 사람만 찾아 가서 손바닥 비볐으면 두 사람이 좋았을 낀데'

하지만 요즘 여러분들이 부족한 저를 선생님이라고 이렇게 불러 주시니 그때 부탁하지 않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것 그리고 여러분의 후의에 감사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상은 어제 중동중학교 13회 졸업생들이 마련한 자리에서 한 인사입니다. 원고 없이 한 말이라 좀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은척은 내 고향이고 지금도 사는 곳입니다. 그 때 은척에서 중동을 가려면 상주에서 버스를 갈아 타야 했습니다. 중간에 갈아 타기 위해서 기다리는 시간을 제외 하고 버스 타는 시간만 두 시간 이상이었습니다. 가정 사정도 좀 복잡했습니다. 아버님은 별세하셨고 은척중학교 다니는 막내동생을 데리고 어머님이 고향집에서 살고 계셨습니다. 그 위의 동생은 상주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래서 한 곳으로 모이려고 내신을 냈던 것입니다.

 

상주군 중에서 구미와 가장 가까운 곳은 낙동이고 그 바로 옆이 중동이었습니다. 아마도 구미서 오신 선생님께는 중동이 최상의 근무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