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설을 앞두고
소소한 일상
2019-02-04 14:22:20
내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어제밤 아니 자정을 조금 넘겨 오늘까지 씨름을 했다. 지난 추석에 소홀한 점이 있었기에 홀기를 마련하기로 했던 것이다. 미리미리 사전에 하려고 마음은 먹었는데 역시나 발등에 불은 떨어져서 시작을 했다.
아침을 먹고 컴퓨터가 있는 뒷집 사랑방으로 가려고 뒷문을 열었더니 아들 녀석 차가 들어와 있다. 새벽에 도착해서 사랑방에서 자고 있었던 것이다. 자는 놈을 깨워서 아랫집으로 보내고 메모리 디스크에 담으려고 하다가 다시 한번 살펴 보았다. 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석잔을 드리려던 것을 두잔으로 바꿨다. 집사와 홀기 그리고 제관 역할을 바꿔 가면서 해야 하니 너무 번거롭고 사람도 적었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니 욕심을 너무 내지 말자고 생각도 했다.
면사무소 가서 인쇄를 부탁하려고 장보러 가는 사람과 동행을 했다. 다른 것은 며칠전에 봐 두었지만 조기는 장날마다 오는 생선 장수에게서 사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런데 그 생선장수 할머니가 오지 않았다. 아니 다른 장수들도 거의 오지 않아 장 분위기가 영 썰렁했다. 그래도 대목장인데 오히려 평소보다 못했다.
하는 수 없이 농협 하나로 마트로 가서 냉동조기를 샀다. 거기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대목장의 비밀을 알았다. 옛날에는 대목장이 가장 붐볐는데 요즘은 더 한산한 이유를 말이다. 면단위 시골장의 고객은 70~80대의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분들은 뭐든지 미리미리 하시는 분들이다.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 우리 어머님은 반드시 한 시간 일찍 나가서 기다려야만 하셨다.
모든 준비를 미리하기 때문에 떡방앗간이고 기름집이고 명절 일주일 전쯤 되면 한산해진다고 했다. 허~참 혀를 차면서 어린 시절 부모님 따라 갔던 농암장 풍경도 떠올랐다. 그 때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사람 사이를 뚫고 다녀야 했다. 그덕에 쓰리꾼까지 설치고 다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