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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지른 놈이 범인
임재수
2022. 11. 4. 23:34
가정집에 불이 났다. 중년의 부부와 20대의 딸은 아슬아슬하게 빠져 나왔다. 하지만 고등학생인 아들만 빠져 나오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다.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기부스를 한 것이 이틀 전의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방화였다. 사정을 잘 아는 불한당 같은 이웃이 혼란의 와중에 그집에서 챙긴 보석을 팔려다가 덜미가 잡혔다. 여러 가지 증거에 모든 것을 자백했다.
하지만 그집 아들의 죽음은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했다. 다른 사람은 다 무사했으니 다리를 다친 본인의 책임이라고 했다. 체육시간에 안전지도를 소홀히 한 학교 책임도 크다고 했다. 그런 아들을 두고 자신들만 빠져 나온 가족들 탓이라고도 했다.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는 외적이 침략해도 충분히 격퇴할 수가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런 나라를 넘볼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대한제국의 멸망도 내부의 분열이나 부패에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한제국 멸망의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의 침략에 있다. 아들을 죽인 범인이 불을 지른 놈인 것처럼 분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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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지르고 다리를 다친 아들이 빠져 나오지 못한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허구입니다.(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