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일병구하기
팔수: 오늘 머핸나?
칠성 : 라이스일병구하기.
팔수 : 알아 득기 십게 조선말로 해라 좀!
칠성 : 두릅밭에서 제초작업 알아들엇서?
팔수 : 벌써 미칠째냐? 예초기 돌리만 서너시간이면 떡을 칠낀대.
칠성 : 풀더미 속에는 새로 돈는 어린 두릅이 마니 잇거등.
구식 : 그래서?
칠성 : 풀깎다가 그 어링거 다치만 말짱 헛닐이여!
구식 : 그만 오늘도 풀인지 잡초인지 시아리다가 온거야?
칠성 : 손으로 뽑다가, 낫으로 비다가, 호미로 캐기도 하고 그러치뭐.
구식 : 그러다가 저나기 꺼내서 사진도 찍고?
칠성 : 우째 그키 잘 아노?
구식 : 척하만 삼척이다.
팔수 : 안 바도 비디오지. 근대 그거하고 라이스일병하고 먼 강계?
구식 : 비유것지. 말하자면 두룹 한 포기가 나락 그렁께 쌀 한 빙만침 소중하다는 말.
칠성 : 어이 쌀 한빙이 왜 여개서 나오냐?
구식 : 니 입으로 캣자나 라이스일병구하기라고.
칠성 : 니들은 그거 안밨서? 햄버건가 누가 만든 영화?
구식 :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라이언일병구하기?
칠성 : 마자마자! 라이언일병 내가 잠시 혼동햇서.
팔수 : 사람 헷갈리게 맹글지 말고 정신 좀 채리거라!
칠성 : 니들도 내 나 대 보만 알끼다.
팔수 : 가만가만, 너 올개 밋살이냐?
칠성 : 잔내비띠!
팔수 : 머야? 나보다 한 살 어리자나! 구식이보다는 두살이나 아래고.
구식 : 동기끼리 나는 시아리서 머하노!
칠성 : 구식이 항갑할 땐 나보다 두 살 더 많았자나!
팔수 : 벌써 팔년 전이네. 그놈의 세월이 참!
칠성 : 그동안 여덜살 더 먹엇응께 이제는 내가 더 많은거 아닌감?
팔수 : 그 이야기는 고마해라. 구십일곱분만 더 하만 백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