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더불어

호두까기 인형

임재수 2024. 3. 29. 15:23

칠푼 : 즈거로 추자 깡께 심이 너무 들어여!
팔푼 : 새로 장만해 안전 자동으로
칠푼 : 그렁기 잇써까?
팔푼 : 호두까기 인형이라고 차이코프그석이가 맹근거~
칠푼 : 추자까는 기계 아이고?
팔푼 : 어이그 칠푼아 호두나 추자나!
칠푼 : 그만 인형하고 기계도 가태여?
팔푼 :  시키노만 지가 알아서 다항께 인형이 기계보다 백배 낫지. 로봇청소기 맹쿠로!
칠푼 :  아하 긍께 추자까는 로보트구만!
팔푼 : 그어~럼!

삼십하고도 몇년 전 장모님 따님께서는 추자를 열심히 까서 아들에게 먹였다. 속 알갱이가 사람의 주름진 두뇌를 닮았다고 했다. 그래서 저것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공부를 잘한다고 아들을 달래면서 먹였다. 사진 속의 저 연장도 그 때 산 것이다.

요즘은 먹기 좋게 잘 까서 예쁘게 포장한 상품 마트에 많이 나오는데 가격마저 싸다. 그런데 어느 날 알고 보니 물건너 온 것이었다. 선입관 탓인지 맛도 옛날 그맛이 아니다. 어느날인가 상주생각에서 판매하는 것을 보았다. 옛날 맛을 기대하면서 한푸대(?) 사왔다. 이십여년 꼭꼭 숨어 있던 저 연장도 찾아냈다. 

그런데 딱딱한 껍질 까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신문지를 깔고 하지만 깨지는 순간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러다 봉다리 안에서 여러 차례 돌려서 깨고 난 뒤 밖에서 껍질을 제거했다. 하지만 알갱이마저 부서지기 일수고 껍질에 달라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것도 많다. 

그래도 신토불이란 말을 되새기면서, 1호 조합원의 임무를 생각하면서, 가끔씩 추자를 사다가 먹는다. 요즘은 내가 까서 장모님딸에게 상납한다. 사람의 두뇌를 닮아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달래면서 먹인다. 물론 내가 더 많이 먹는다(쉬~잇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