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더불어

선배시민

임재수 2022. 11. 14. 10:49

[선배시민]으로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다. 어르신이라는 호칭이 듣기 싫다는 분들이 꽤 많다고도 했다. 듣는 분들의 생각이 그렇다면 고려해 봐야 하는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이것은 호칭의 문제가 아니고 인식의 문제이고 대우의 문제이다.

교무실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도와 주시는 분[40대(?)의 여성 ]을 어떻게 부르면 좋을지 함께 고심한 적이 있었다. 논의 끝에 [여사님]으로부르기로 했다. 대통령의 배우자도 그렇게 부르는데 무난하다는 의견들이었다. 그런데 당사자의 반응은 그냥 "시큰둥"이었다. "그까짓 호칭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뒷말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제 삼자를 통해서 들은 말은 "그냥 같이 선생님으로 불러 주면 안 되나" 였다.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교사들과 구별 없는 호칭과 인식을 그분은 바란 것이었다.

"노인"이라는 호칭에는 무시하는 느낌이 담겼으니 "어르신"으로 바꾸어 불렀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어르신"마저 듣기 거북한 말이 되었다. 그래서 "선배시민"으로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을 것이다.
--그렁께 나머근 설움이라!
 
--마자 이브로는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지만!
 
--그만 절므니하고 구별해서 부르지 말아야 하는거여?
 
--어른 대접하지 말라고?
 
--먼 말이여 어른도 몰라 본다고 00아재한테 어제 눈물이 쑥빠지게 혼이 난는대?
 
--슨상님 머가 마자?
 
--아 몰랑! 그렁께 적당하게 상황에 맞차서 알아서들 하라고!
처음에는 거창하게 의욕적으로 시작은 했지만 헷갈려서 그냥 꼬리를 내립니다. 이상은 횡설수설이었습니다.

'세상과더불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개 수업과 사전 연습  (0) 2022.12.21
연주회  (0) 2022.12.18
어려운 사과  (0) 2022.11.04
오리발?닭발?  (1) 2022.11.04
담대통령  (0) 202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