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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이는

소병이는 형님댁에 양자로 바친 경기씨 맏아들이다. 형님께서 후사도 없이 작고하신 것은 소병이가 국민학교 입학을 하던 해였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친부모인 소병이 내외가 계속 키웠다. 그래도 양어머니께는 "어머니"라고 불러 드리고 친부모는 "작은아버지" "작은 어머니"라고 부르라고 단단히 교육을 시켰다.대학에 들어가고 나니 학비가 만만찮았다. 사실은 중학교 때부터 읍내로 나가 방을 얻어서 학교를 다녔으니 그때부터 부담이 많았다. 내년에는 둘째(어쩌면 첫째)도 대학생이 되고 그 밑의 딸은 고등학교도 못 보낸 처지다. 혼자지만 형편이 조금 나은 형수님께서는 입학할 때 내는 납입금만 보태주고 그만이었다. 내외간에 분란이 생겼다.경기 : 이왕 고생한 것 허리끈 졸라매고 2년만~경기처 : 내가 골빈0이요? 등골 빠..

선진국

코 큰 양반들은 우리랑 차원이 다른 줄 알았다. 사람 사는 곳 어디인들 대결과 갈등이 없기야 하랴만 . 그래도 저기 어디서는 말하자면 선진국이라는 곳에서는 모든 것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민주적 절차를 거쳐서 순리적으로 조절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 그런데 설치는 트럼프와 미합중국이 돌아가는 모양새 그리고 최근 프랑스에서 계속되는 사태를 보면서 나는 고개를 저었다. --선진국은 개뿔!

세상과더불어 2026.10.21

상주의 시월은

선배 : 이분 달이 시월이지?칠성 : 예!선배 : 왜 받침짜 빼먹고 시월이라카는지 아나?칠성 : 육하고 십은 받침자가 무성음이라 발음하기가 조금~선배 : 어이, 그런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교실에서 애들 앞에서나 하시고!칠성 : 그럼 질문하신 의도가?선배 : 요즘 감들 따느라고 야단들이지?칠성 : 조금 이르기는 합니다만 ~선배 : 감을 한자로 머라카나?칠성 : 시(柿)자가 있습니다. 선배 : 바로 그거야! 시월은 감시짜를 써서 시월이 된거야!칠성 : 죄송하지만 출전을 알고 싶습니다.선배 : 자네 상주 사람 아인가? 그리고 허구도 몰라?칠성 : 옛, 잘 알겠습니다.

웃음과더불어 2026.10.18

미리미리

출근부에 도장 찍던 시절이 있었다. 출근하자마자 도장부터 찍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 공식이었다. 하지만 느슨한 사람에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끔씩 지적을 받았었고 일주일치 한꺼번에 찍을 때도 있었다. 그날도 지적을 받고 밀린 도장을 찍어서 갖다 드렸다. 교감선생님이 정색을 하시고 불렀다. 하루도 아니고 사흘이나 미리 찍었던 것이다. "딱 이때 감사반이 들이닥치면 지금까지 출근하신 것 전체가 엉터리로 간주됩니다." 방학하자마자 한달치 일기를 미리 써두고 놀겠다던 만화속 개구장이도 생각이 난다.작년에는 감을 따고 깎아 단 시기가 너무 빨랐다. 일기예보를 보니 며칠 동안 비소식이 없었기에 느림보가 모처럼 잘해보겠다고 작정하고 나섰던 일이었다. 하지만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니 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소소한일상 2026.10.16

자기 증명

어쩌다 보니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둘 다 없는 처지가 된 적이 있었다. 하나만 남았을 때 대처했어야 하는데 꾸물거리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운전면허증 재발급 신청하러 상주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했다. 주민등록증부터 발급해서 와야 한단다.면사무소를 찾아갔다. 두 가지중 하나도 없으면 본인 확인이 안되므로 가족이나 마을 이장님을 보증인으로 모시고 와야 한단다. 면직원 중에 아는 사람이 많았지만 안된단다. 집으로 가서 마나님을 모시고 갔는지 이장님께 도움을 요청했는지 벌써 5년 전의 일이라 기억이 불학실하다. 발급신청을 마치고 임시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주었다.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내가 누군지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신분증 두장밖에 없단다. 대한민국의 행정절차가 지나치게 형식주의로 흐르는 것..

세상과더불어 2026.10.12

외식금지령

--여보시요, 칠성이 얼굴 잊어 버리겠다. 모임 한번 나온나!--집바야 항께 내 혼자는 몬 나가여!--왜? 또!--음! 머라칼까 긍께 말 모하것다!--그럼 니네 마을 근처로 갈게 점심만 먹고 가!--한시간 하만 대까?--충분하지!--아 안대! 냉장고가 깍 찻다고 애식하만 혼나여!--그건 또 무슨 말이냐?--오남매가 번갈아 가민서 가꼬 오시더니~--그래서?--이분애는 아부지 제사라 반찬을 두집에서 항꺼번에 보내가이고 너무 마나여. 비와야 항께 한달동안 왜식 금지래여!--니 시방 염장 지르는 것이지?--그기 무신말?--자랑하고 잇자나 누님 그리고 동생들!--(으험, 내가 뭐 자랑할 일이 그것밖에~) 에이! 그 그 건 말도 안 대여!

웃음과더불어 2026.10.10

교과서 한자 병기

그 옛날 시오리 밖에 있는 농암장에 다녀 오면 하루가 다 갔다. 실제로 걷는 시간이야 왕복 세 시간 정도였지만 이것저것 흥정하고 요기하고 반가운 사람 만나서 막걸리라도 한잔 걸치다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요즘이야 왕복 20분 정도 걸리니 꼭 필요한 것 한 가지만 구입할 때는 30분이면 충분하다.까까머리 시절에는 아침 먹고 은척까지 2시간 걸어 가서 버스를 탔다. 거기서 상주까지 90분 정도 버스를 탔으니 미리 가서 기다리는 시간 포함하면 딱 한나절이다. 그런데 요즘은 내 차 몰고 두부 배달하고 들어와 회관에서 점심 먹는 일도 많다. 하루에 두번 왕복할 때도 있고 대구도 서울도 하루에 다녀 올 수가 있다. 자동차 때문에 그만큼 편리해졌다.그건 그렇고 자동차처럼 편리한 문명의 도구 중 한자(한문)가 있다. ..

세상과더불어 2026.10.08

고구마

친가 6남매가 함께 생산한 고구마 중 9상자를 처가 7남매에게 1상자씩 그리고 사돈댁에 2상자를 보낼 예정이다. 그리고 흠집난 것 잔챙이 등 2상자 조금 더 되는 것은 내가 먹으려고 집으로 가져 왔다.--아부지요 잘했지요?--장모님 잘했지요?두분 다 대답이 없으시다.체험학습이란 것이 있다. 가서 일손을 도와 주는 것 같지만 농가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어 사실은 부담이 되어 돈내고 하는 것이 체험학습이다. 6남매가 함께 생산한 고구마라고 했지만 사실은 체험학습 수준이다.함께 생산한 고구마라고 했지만 심을 때 함께 한 것 그리고 어제 오늘 수확할 때 모여서 일한 것이 전부다. 계획하고 심을 밭을 장만하고 심은 후 물주고 돌보는 일 모두 매부가 한 일이다. 그동안 수고가 많았어요. 그 덕에 맛있는 고구마 맛보..

가족과더불어 2026.10.05

배추농사

--사먹는 게 더 싸게 먹힌다.--이웃 농가에서 농사 지은 것 팔아 줘야 한다.너무 더워서 들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빈둥거리면서 찾은 핑계거리고 자기 합리화의 명분이었다. 아 그런데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그놈의 욕심이라는 것이 서서히 발동하기 시작했다. U관 건너 짜투리땅 장비를 빌릴 수 없는 곳에 삽으로 호미로 망을 짓고 배추를 심었다.--ㅉㅉ 니는 사람 구실 운재 할래?--기다려 봐 때가 되면 어련히~--추위가 곧 닥칠 것이니 빨리 커서 시집 장가도 가고~--니 같은 애비를 만난 탓이다--누구요? 앗 아부지!--자식농사고 배차농사고 다 때가~--알겠습니다. 방거치가 가꾼 배차 그래서 적당히 질긴 것이 맛이더~

땅과더불어 2026.09.26

절 값

이번 추석에도 차례를 모시는 대신 부모님 산소를 찾아 뵙기로 합의를 봤다. 열시전후에 만나서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약속마저 지키지 못하고 나는 빠졌다. 아들과 딸내외 그리고 외손자까지 참석한 것을 핑계삼아 오늘도 산에 올라 호각을 불면서 순찰을 돌았다.아 그런데 석달전에 혼례를 치른 조카딸 내외가 함께 온단다. 혼례식 때 언뜻 보고 첫대면인데 대충 넘어 갈 수 없는 일이다. 00아재한테 빨리 올라오시라고 전화로 부탁을 하고 양해를 구하는 말을 단톡방에도 올렸다. 산을 내려와 땀을 씻고 나오니 모두들 산소에 갔다가 돌아 왔다. 내외가 나란히 앉아서 절을 받았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면서 술잔도 주고 받았다.--종아리 걷어라!--죄송합니다.--뭘 잘못했는지 말해 보거라!-..

가족과더불어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