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더불어 88

벌주

친구 : 이 더운 날 제초작업 애 많이 썼네! 한잔 주시던가?칠푼 : 응, 그런대 석잔밖에 모했어 ㅠㅠ.칭구 : 왜?칠푼 : 고사리 뿔갰다고.친구 : 일하다 보면 그럴 때도 있자나?칠푼 : 내가 하고 시푼 말이 바로 그거야! 사전 찍다가 뿔개씅께 일하다 그렁기 아이라고 하민서 쩝!칭구 : 그러니까 벌주삼배구만!칠푼 : 글쌔 그걸로는 간에 기빌도 안가여! ㅠㅠ칭구 : 원래 벌주는 석잔이여!칠푼 : 그건 또 먼말?칭구 : "이런 자리에 시가 없다면 멋진 감정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만약에 시를 짓지 못하면 벌은 금곡주수로 하리라"기억 안나? 백강선생님께 배운거.친구 : 맞다! 이백의 "춘야연도리원서"칠푼 : 아 나도 기억났다. 그런데 야들아 벌주는 왜 금복주야? 요즘 "일품0로" 무척 땡기는대!친구 : 어이그..

땅과더불어 2024.06.14

고사리밭 줄 긋기

늦었지만 안 하기보다 낫다는 생각에 금년에도 고사리밭 줄긋기를 했다. 작년에 박아 둔 말뚝(고추지지대)이 그 자리에 서 있으니 쉽게 끝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안 보이는 것이 많았다. 넘어졌으면 근처에라도 있으련만 그것도 아니었다.나중에 알고 보니 쓰러진 것을 회수하여 집으로 가져 가서 잘 간수해 두었다는 말씀이었다. 다시 챙겨 와서 줄 간격 가늠해서 박고 줄 치고 하는데 한나절 거의 다 갔다. 그런데 어디선가 비알밭 매는 소리가 들려왔다.--머하는 짓이냐?--이렇게 해 노만 고사리 꺼끌 때나 지심 매민서 지나간데 또 안 발고 그래서 덜 빠대고 땅속에서 올라오는 어린 고사리 안 뿔개도 대잔아유!--지금 니 발미츨 보고 하는 말이냐?--앗 내 고사리!--고사리 안 뿔갤라고 줄치는기 고사리만 뿔개는구나!--하다..

땅과더불어 2024.05.14

숙맥

뭔가 어리숙하고 사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 숭막[숙맥(菽麥)]이라고 했다.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바보라는 뜻이란다. 그런데 농사꾼 흉내를 내려 하니 벼와 피를 구분하기가 너무 어렵다. 우리집 논을 대리 경작하던 젊은 친구가 병이 나 병원에 입원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논을 돌보게 되었다. 웃거름을 해야 한다고 비료를 사러 가려고 했는데 집사람과 통화를 하던 매부가 점촌에서 동력분무기를 가지고 와서 뿌려주고 갔다. 아마 내가 제대로 못할까봐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논두렁에 풀을 깎아야 한단다. 경작하던 젊은 친구가 병원에 가기 전에 예초기 손질해 놓고 갔다. 그리고 예초기를 매고 논으로 나갔다. 아 그런데 역시 아무나 할 일이 아니었다. 예초기를 다루는 솜씨도..

땅과더불어 2024.01.19

일하기 싫은자는 먹지도 말아라

오늘 밭을 일구었습니다. 조금 기울어지고 돌도 많이 섞여서 장비를 빌릴 수도 없는 밭이었습니다. 그래서 손으로 비료를 뿌리고 호미로 잡초를 뽑으면서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웠습니다. 완전히 사십년 전으로 돌아가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일하던 식이었습니다. 아니 그러고 보니 그때는 소라도 부려 먹었는데 육신의 힘만 이용하니 그때보다도 더 원시적인 것 같습니다. 그 힘든 일을 왜 하느냐? 품 값, 비닐 값, 비료 값은 나오겠느냐? 잘 못해서 몸살이라도 나면 약값이 더 들겠다. 따위의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하루라도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고 하신 고승의 가르침을 떠올리면서, 평상시 아이들에게 “공부도 하기 싫고 일도 하기 싫으면, 깡통을 차고 길거리로 나가면 된다”고 우스게 삼아 강조했던 내 자신을 ..

땅과더불어 2024.01.18

감나무와 탁란

칠푼 : 앗 이기 머야! 구푼 : (한참 들여다 보더니) 탁란이야! 칠푼 : 건 또 무신 기신 씨나락 까멍는? 구푼 : 뻐구기란 놈이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두만 다른 새가 착각을 하고~ 칠푼 : 누굴 숭마그로 아는거여 시방? 구푼 : 그건 아니고. 칠푼 : 돈주고 감낭구 사다 심근기 왜 고얌~ 구푼 : 고염나무 뿌리에 감나무 가지를 접붙이는거 알아? 칠푼 : 이전엔 그랫지 구푼 : 요즘도 다그래여. 그러니 관리 잘 못해서 윗부분이 죽으면 아래부분에서 고염나무가 솟아오르지! 칠푼 : 아 그래서 탁란이구나! 뻐꾸기 이누무자석 자피기만 해 바라! 고씨 :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피해자는 우리걸랑요. 칠푼 : 머시라? 고씨 : 당신들이 뻐꾸기란 말이요. 여기 솟아난 것이 원래 내 새끼요! 구푼 : 칠푼아, 이양..

땅과더불어 2023.07.21

감자의 종류 및 품종

감자의 종류는 크게 분질감자와 점질감자가 있다고 합니다. 분질감자는 전분질이 많아서 튀김 요리나 쪄서 먹기에 적합하고 점질감자는 잘 부서지지 않아서 국물이나 볶음 같은 요리용으로 적합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은 두가지 구분도 어렵고 모르고 사먹는 실정입니다. 다음 사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대로 선별을 하지 않은 것이며 발송을 할 때는 선별을 거쳐서 보내드립니다.

땅과더불어 2023.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