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더불어 88

여름에 놀면 봄이 와도

여름에 놀면 봄이 와도 땅과더불어 2021-04-18 13:58:03 칠푼이 : 여름에 부지러이 안하만 봄이 와도 허탕이라 알분이 :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고만해라 칠푼이 : 승헌께서 하신 말쓰이라카던데 명심보고~ 알분이 : 성현? 명심보감? 그리고 계절이 바낐다. 봄에 부지런히 해야 가을에 소득이 있다 이런 말이다. 칠푼이 : 나는 고사리 두룹 농사 하거등 알분이 : 그래서? 칠푼이 : 장년 여르매 비가 너무 마이 와가이고 알분이 : 일하기 싫은 차에 비 핑계 대고 실컷 놀았구만. 칠푼이 : 나만 농기 아이다! 알분이 : 그럼 누가 또! 칠푼이 : 그놈의 해가 구름 소게서 잠만 자더라구 고사리든 두릅이든 여름 내내 잎이 무성하게 자라서 광합성 작용을 활발하게 해야만 합니다. 그 결과를 가을에 뿌리에..

땅과더불어 2022.11.04

바라미붕께

바라미붕께 땅과더불어 2021-04-14 21:10:25 칠푼 : 오늘 더와서 애머겄다. 팔푼 : 바람 디기 불었짜나? 칠푼 : 그렁께 더 더와여! 팔푼 : 먼 마리여? 칠푼 : 하우스 아니니까 팔푼 : 그렁께 사람 몸보다 기온이 더 노풀때 *&^#$~ 열푼 : 바람이 씨면 문들 닫고 해야 한대여! 하우스 안에 고추 심으려고 어제 점적관 설치하고 오늘 멀칭 비닐 씌웠습니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어쩔 수 없이 출입문 옆창 모두 닫고 작업을 했습니다. 엄청 더웠습니다.

땅과더불어 2022.11.04

물통을 비우다

물통을 비우다 땅과더불어 2020-12-13 00:19:34 무슨 일이든 미리미리 해 두어야 한다는 옛말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요즘 농사일을 하다 보니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물론 대부분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예외는 항상 있는 법이다. 이렇게 쓰는 중에 “니가 농사를 얼마나 아는데?”하고 어디선가 비알밭 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오래 전에 받아 두었던 물을 이틀에 걸쳐서 옮기고 버렸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움직이던 내가 모처럼 잘 한다고 했더니 이 모양이다. 고정 설치된 큰 통(5톤 용량)에는 2/3 정도의 물이 남아 있었는데 비워야만 했다. 동파도 걱정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하더라도 출구가 얼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500L 그리고 350L 통..

땅과더불어 2022.11.04

표고이야기

표고이야기 땅과더불어 2020-11-16 20:06:46 영광스럽게도 스님 생신연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찰요리가 나왔습니다. 그 중에 탕수육도 함께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중국집에서 먹어본 탕수육을 연상했던 까닭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표고버섯으로 만든 탕수육이었습니다. 먹어보니 돼지 고기로 만든 것보다 맛이 훨씬 좋았습니다. 표고버섯 좀 사 달라고 이방저방 찾아 다니며 애원을 했더니 페친 한분이 "어예 먹지요"하고 문의를 했습니다. 참으로 난감한 질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남녀가 평등한 세상인데 그러면 되겠느냐고 딴죽을 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실토를 합니다. 입맛도 몹시 둔해서 아무것이나..

땅과더불어 2022.11.04

도랑치고 가재 잡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땅과더불어 2020-10-24 23:48:44 2년전 장비를 동원해서 합배미를 했다. 그때 큰 돌은 대부분 깊이 묻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농사 지으려고 봄에 로타리를 치고 망을 지을 때 엄청나게 많은 돌이 보였다. 작은 것은 달걀 만하고 좀 큰 것은 도시락 정도의 크기였다. 콘티에 담아서 손수레에 싣고 갖다 버린 것이 몇 차례인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거기서 파낸 흙은 밭(논) 가운데 물이 괴는 곳(상대적으로 낮은 곳)을 메꾼다는 복안이었다. 멀리까지 돌을 운반하는 수고로움도 덜 수 있으니 그야 말로 이요 였다. 들깨 타작도 끝이 나고 폐 비닐을 걷으면서 실행에 옮겼다. 생각은 몇 달 전부터 했지만 그때는 다른 할 일도 많..

땅과더불어 2022.11.04

들깨 찌기 완료

들깨 찌기 완료 땅과더불어 2020-10-06 19:55:53 --머핸나 모임에도 안 나오고? --미안 들깨 찌니라고 --들깨를 찌다니? --가을잉께! --그참 멀로 --낫으로 --잠깐! 창깨나 덜께를 낫으로 비~는 걸 고 해여! 자~서 아이스께끼 통 매고 댕기민서 큰 아~들은 농사일 지대로 모릉께 시운 말로 해 조야 하는거여. 어제 호후 좀 늦게 하우스 안 채소에 물주러 혼자서 나갔습니다. 스프링쿨러가 미치지 못하는 양쪽 가장자리는 먼저 동력분무기로 주었습니다. 며칠전 액비를 주면서 노즐이 막혔는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그리고 스프링쿨러 작동시켜 놓고 잠시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차를 몰고 지나가시던 고모부님께서 "들깨 안찌느냐?"고 걱정스러운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땅과더불어 2022.11.04

채소가 귀할 때

채소가 귀할 때 땅과더불어 2020-08-29 09:48:59 내가 조합원으로 있는 "상주생각" 관리자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장마 끝이라 채소가 거의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당장 출하하라는 거역할 수 없는 명령처럼 들렸다. 물론 있기는 하지만 많이 어렸다. 한 일주일만 더 참으면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을 듯했다. 전화를 받는데 누군가 옆에서 부추겼다. "지금 비쌀 때 내나야 돈이 대여!" "한푼 더 받자고 그러만 대나?" "몽마를 때 조야 고마웅거여 그렁께 비싸도 대는겨" 그래서 8월 9일 하우스 안 채소를 딸딸 긁어 포장을 해서 오후에 출하를 했다. 그리고 이틀 뒤 대구서 문자가 날아 왔다.채소가 너무 비싸서 야단이라고 했다. 농사라는 게 하늘이 도와 줘야 하는 일이다. 금년 장마는 유독 길어서 채소나 ..

땅과더불어 2022.11.04

준비완료

준비완료 땅과더불어 2020-08-18 21:36:13 "이걸로 99% 완료" "먼데" "시집갈 준비" "그럼 1% 나믄기 머여!" "응 신랑깜만 차자만 대여" "아이구 내가 몬살아!"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 참깨 밑둥을 뽑았습니다. 옆 사람은 그리 알뜰하게 할 필요 없다고 하는데 일은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의 다 끝나 갈 무렵 이웃집 곶감 건조장에 후배가 나타났습니다. 그냥 두어도 되느냐고 물어 보니 "하만 좋지요"라는 대답이었습니다. 그말은 '안 해도 그만'이라는 뜻으로도 들려서 조금 억울했습니다. 예초기를 돌려 헛골에 난 풀까지 말끔히 깎고 나니 김장채소 심을 준비가 끝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나가서 보니 배추고 무우고 너무 어려서 아직 심을 때가 안 된 것 같습니다. 폭..

땅과더불어 2022.11.04

참깨찌기

참깨찌기 땅과더불어 2020-08-15 13:48:08 "비닐하우스 지~ 놓고 시작해야지 손도 안대고 코풀라고?" 작년인지 그 전해인지 남곡에 사시는 선배님께서 참깨를 몇 가마니 생산했다고 하셨습니다. 참깨는 수확할 무렵 장마철과 겹치니 건조가 어렵다고 말씀 드렸다가 들었던 핀잔입니다. 오늘 참깨를 수확해서 저렇게 집안 여기저기 세워서 건조 중입니다. 선배님 말씀대로 손도 안대고 코를 풀고 있네요. 요즘 농사도 사업이라 제대로 하려면 시설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비가 워낙 자주 내렸고 논을 밭으로 바꾼 곳이라 배수가 잘 안 되었으니 제대로 여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낫으로 베고 옆사람은 묶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후에는 차를 몰고 와서 싣고 집으로 날랐습니다. 며칠전 타이어 찢어서 거금..

땅과더불어 2022.11.04

기상청도 모르는 걸

기상청도 모르는 걸 땅과더불어 2020-08-05 11:31:21 산사태에다 저수지가 터지는 등 중부지방은 물난리에 신음하고 있는데 남부지방에는 폭염이라고 비명을 지릅니다. 딱 그 중간에 우리 마을이 있습니다. 그러니 어떠냐구요? 그 대답은 이렇습니다. "기상청도 모르는데 내가 어이 알겠습니까?" 기예보가 시시각각으로 바뀝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를 봤는데 조금후에 다시 보면 사라지고 없습니다. 기상청은 변덕쟁이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우리 마을에서 어제 오늘은 그렇습니다. 이러니 고추에 약을 뿌려야 하는 옆사람은 발만 동동구릅니다. 약을 치고 한~두 시간만 비가 오지 않으면 되는데 한시간 앞을 내다 볼수 없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 폭우에 목숨을 잃은 분들 특히 남을 구하려다 순직하신 소방..

땅과더불어 202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