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찌기
땅과더불어
2020-08-15 13:48:08
"비닐하우스 지~ 놓고 시작해야지 손도 안대고 코풀라고?"
작년인지 그 전해인지 남곡에 사시는 선배님께서 참깨를 몇 가마니 생산했다고 하셨습니다. 참깨는 수확할 무렵 장마철과 겹치니 건조가 어렵다고 말씀 드렸다가 들었던 핀잔입니다.
오늘 참깨를 수확해서 저렇게 집안 여기저기 세워서 건조 중입니다. 선배님 말씀대로 손도 안대고 코를 풀고 있네요. 요즘 농사도 사업이라 제대로 하려면 시설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비가 워낙 자주 내렸고 논을 밭으로 바꾼 곳이라 배수가 잘 안 되었으니 제대로 여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낫으로 베고 옆사람은 묶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후에는 차를 몰고 와서 싣고 집으로 날랐습니다. 며칠전 타이어 찢어서 거금이 나간 후로 일할 때는 차 안 쓴다고 다짐했지만 명령을 따랐습니다.
가작 밑에다 세우는 동안 옆사람은 계속해서 베고 묶었습니다. 반 정도 베고 난 뒤에 나머지는 오후에 하기로 하고 집으로 들어 왔습니다. 전화기를 열어보니 동기들이 모인 카독방에서 깨가 쏟아졌습니다. 내년에는 깨농사 그만하고 단톡방에서 친구들하고 깨농사나 지을까 생각 중입니다. 뭐라구요 농사군이 그러면 안 된다구요? 에구구 저도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