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더불어

표고이야기

임재수 2022. 11. 4. 19:00

표고이야기

땅과더불어

2020-11-16 20:06:46


영광스럽게도 스님 생신연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찰요리가 나왔습니다. 그 중에 탕수육도 함께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중국집에서 먹어본 탕수육을 연상했던 까닭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표고버섯으로 만든 탕수육이었습니다. 먹어보니 돼지 고기로 만든 것보다 맛이 훨씬 좋았습니다.

표고버섯 좀 사 달라고 이방저방 찾아 다니며 애원을 했더니 페친 한분이 "어예 먹지요"하고 문의를 했습니다. 참으로 난감한 질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남녀가 평등한 세상인데 그러면 되겠느냐고 딴죽을 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실토를 합니다. 입맛도 몹시 둔해서 아무것이나 잘 먹는 싸구려 입맛--우리 마나님의 평가는 조금 다르지만--이라고 주변에서는 말들 합니다. 그래도 진지하게 질문을 하시니 옆에서 본대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양이 많아서 제 때에 다 먹을 수 없으면 햇볕에 말리시기를 권합니다. 그 과정에 맛과 향이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건표고와 생표고 어느 것이 좋은지는 취향에 따라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냉장실에 보관하면 4~5일은 가능하지만 더 이상 오래 두면 색갈도 변하고 맛도 갑니다. 신선한 것은 그냥 생으로 아무런 양념 없이 먹어도 향기가 좋습니다. 그리고 소금 뿌리고 은박지에 싸서 모닥불에 구워 먹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찌게에 넣고 국에도 넣습니다. 여러 가지 채소를 섞어서 볶아 먹기도 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조리법-사실은 어깨 너머로 본 것-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옛말에 일표고 이능이 삼송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속설이며 출처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능이를 일번으로 치는 견해도 있으니 표고와 능이가 야생 버섯의 최고인 것은 이견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이때 표고는 물론 야생이고 우리가 생산하는 표고는 야생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둡니다. 저도 야생표고는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아 그리고 표고 재배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요즘은 톱밥에서 재배하는 배지표고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참나무 원목에다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종균을 심어서 재배하는 원목표고가 있습니다. 우리는 다음 사진에서 보듯이 원목에서 재배하는 원목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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