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더불어

벌주

임재수 2024. 6. 14. 18:10

친구 : 이 더운 날 제초작업 애 많이 썼네! 한잔 주시던가?
칠푼 : 응, 그런대 석잔밖에 모했어 ㅠㅠ.
칭구 : 왜?
칠푼 : 고사리 뿔갰다고.
친구 : 일하다 보면 그럴 때도 있자나?
칠푼 : 내가 하고 시푼 말이 바로 그거야! 사전 찍다가 뿔개씅께 일하다 그렁기 아이라고 하민서 쩝!
칭구 : 그러니까 벌주삼배구만!
칠푼 : 글쌔 그걸로는 간에 기빌도 안가여! ㅠㅠ
칭구 : 원래 벌주는 석잔이여!
칠푼 : 그건 또 먼말?
칭구 : "이런 자리에 시가 없다면 멋진 감정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만약에 시를 짓지 못하면 벌은 금곡주수로 하리라"기억 안나? 백강선생님께 배운거.
친구 : 맞다! 이백의 "춘야연도리원서"
칠푼 : 아 나도 기억났다. 그런데 야들아 벌주는 왜 금복주야? 요즘 "일품0로" 무척 땡기는대!
친구 : 어이그 고만 웃겨라. 그런데 주여사 대단하다. 금곡의 고사까지~
엄마 : 벌주가 아니다!
칠푼 : 앗 엄마가 우째 여까정!
엄마 : 니들은 부지가 술에 약항깨 딱 석잔만 주라고 가들 엄마한테 내가 신신당부 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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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푼"이라고 써 놓고 "칠성"이라고 읽습니다.

이백의 춘야연도리원서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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