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이냐?
--아이구 사돈께서 어쩐 일이십니까!
--왜 이카나? 만만하게 지내자 카더니
--사돈어른께 밉비만 우리딸 설움 받는다고 마누라한테 혼났습니다.
--사부인께서? 아무튼 잘 계시지?
--옛!
--요즘 먹버섯 좀 따는가?
--아! 먹버섯? 그럼 내가 갑이구먼! 아주 정중하게 부탁하만 보내지.
--사돈어른 제가 아주 좋아하는 버섯입니다. 쪼매만 보내 주시면 며느리를 잘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알겠네!
공동 채취하면서 일행이 따온 먹버섯 챙겨서 집으로 왔다. 포장을 시작하려는데 옆사람이 간섭을 하고 나섰다.
--잣달기 그걸 우째 보내노?
--몇푼 안 대지만 본인이 원항께~
--배보다 배꼽이 더 크여!
--친구간에 뭐 어때?
--당신들은 만만한지 몰라도 여자들은 조심스럽거덩.
집안 구석구석 뒤져서 몇 가지를 더 찾아 냈다. 거피한 들깨, 호박 한 덩이, 말리던 능이 눈꼽만큼 함께 포장했다. 말하자면 배꼽보다 작은 배를 키웠다는 말씀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 분명히 먹버섯만 달라고 했는데 다른 것이 더 많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익살을 떨었다. 조심스러운 사돈한테 그런 부탁을 왜 했냐고 마누라한테 혼났다는 말도 했다.
--칠성아 배는 뭐고 배꼽은 뭐냐?
--응 그러고 보니 우리 배꼽과 사돈네 배꼽이 다르구먼!
--그런데 친구가 사돈이라고?
--아니야!
--ㅉㅉ 또 거짓말!
--아무튼 야 글은 뻥이 심항께 잘 새기 가민서 읽어야~
========================================
"잣달다"는 국어사전에 찾아도 안 나옵니다. 대신 "잗달갑다"가 나오는데 풀이한 것을 보니 비슷합니다. " 하는 짓이 매우 잘고 쩨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