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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사몽

육남매가 모여서 기분 좋게 마시고 잠들었는데 갑자기 전화기가 울렸다. 당신 동생이라고 하는 사람이 밀수 혐의로 체포 되었으니 00세관으로 출두하라는 통보였다. 자동차 열쇠를 찾아 손에 쥐고 문을 나가는데 옆사람이 막아섰다. 음주운전이라는 말에 차는 포기하고 이웃 마실까지 헐레벌떡 뛰어 갔다. 은척국민학교 황령 분교 정문 앞에서는 여덟 살 막내 동생이 발을 동동 구르면서 기다리고 있었다.교실 문을 열고 들여다 보니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들고 열두살 된 동생이 벌을 서고 있었다. 호통을 치시던 호래이 선생님께서 나를 향해 돌아섰다. 손에 드신 회초리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양주 상자와 담배 보루가 있었다. 동생 책가방에서 저런 것이 나왔다는 말씀이었다. 부모가 안 계시니 맏이인 니가 동생들을 챙겨야 하는 것 ..

가족과더불어 2025.11.01

지피유

칠푼 : 젠슨 황인가 머시기가 지피유 26만장을 주고 간대여!팔푼 : 각중에 먼 지름? 먹는 거? 아이만 차에 넛는 거? 칠푼 : 그기 아이고 무슨 카더라 카던디!팔푼 : 특급 고객만 주는 고리땡 카드? 쥐짜로 시작하는 거 보이 그거 같은디, 카드만 주만 머하나? 쓰고난 뒷감당은 누가 하라고!칠푼 : 그기 아이고 컴퓨터나 자동자에 들어가는~팔푼 : 칠성이 자네가 좀 갈챠주소! 쪼매 절믄깨칠성 : 컴퓨터 안에서 총대장 그렁께 상머슴을 두고 씨피유 우리말로 중앙처리장치라고 합니다.칠푼 : 씨피유라니? 쥐피유라고 내 두 귀로 똑또키 들었거등?칠성 : 그렁께 씨피유가 혼자서 처리하기 벅차니까 그림만 담당하는 작은 머슴을 따로 두었는데 그것이 그래픽 카드이고 그 카드의 핵심부품이 지피유입니다.칠푼 : 그까짓 그..

웃음과더불어 2025.10.31

뺑미러

칠영감 : 토지를 마이 물려 받은 사람을 두고 금수저라고 하나 흑수저라고 하나?칠성이 : 유산을 많이 받거나 부모 권력에 기대에 쉽게 출세하면 흔히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합니다.칠영감 : 거 바! 내말이 맛자나?팔영감 : 물리 받은 것이 현금이 아니고 토지 그러니까 흘기만 흑수저라 카는거 아닌가?칠성이 : ㅎㅎ참 해석은 아주 그럴 듯하지만 말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습니다.팔영감 : 그렇지 않다고?칠성이 : 부모 덕을 많이 보면 금수저라 하고 그러치 못한 사람을 두고 흙수저라고 합니다. 다들 그렇게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그럴 듯해도 이미 굳어진 말은 바꿀 수는 없습니다.칠영감 : 알것쥐! 앞으로는 내 앞에서 유식한 척 잘난 척 하만 안댄다잉?팔영감 : 그만 너들 이거는 아나? 금수전지 흑..

웃음과더불어 2025.10.17

쓰레기를 왜?

사이소를 통해서 된장1통(1kg)과 간장 4병(900m/병)을 같은 사람이 주문했다. 포장을 해보니 쉽지가 않았다. 상자가 작으면 안 되는 것 당연하고 너무 크면 빈공간이 생기고 흔들린다. 딱 맞는 상자는 없고 조금 큰 상자를 구하여 빈공간을 막걸리병 생수병 그리고 골판지를 구겨 넣어서 간신히 포장을 했다.--이렇게 쓰레기를 넣어서 보내다니 너무 심항거 아닙니까?--구기서 너은 빤때기 조우는 그래 뷔도 돈들이 준비한 거구요. 패트 빙들은 잘 행구고 말리서 너은 것임미다.--맞춤형 완충재 몇푼 안 주면 살 수 있는데 그걸 아끼시면~--앗 그 그게 말임미다. 아 머라캐야 ^&*%@$~진짜 이런 항의를 받은 적은 없고 어디까지나 노파심에서 하는 변명이다. 완벽하고 근사한 완충재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세상과더불어 2025.09.20

옷샘마을?

옻나무에서 진액을 추출하여 가구나 식기 등에 바르는 것을 두고 옻칠이라고 한다. 옻칠을 한 가구를 두고 칠기라고 하듯이 칠(漆)이라는 글자에 옻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칠기 중의 대표적인 것이 나전칠기이다. 물론 옻칠만 한 것이 아니고 귀금속 등으로 장식을 했다고 한다.닭을 옻나무 가지와 함께 넣고 삶은 것이 옻닭이다. 맛이 기막히게 좋다는 것이 먹어 본 사람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옻이 오르면 피부병처럼 가렵고 물집이 생긴다. 개인별로 편차가 심해서 옻이 전혀 안 오르는 사람도 있다. 옻을 많이 타서 먹기전에 약을 복용하고 먹고 나서 병원 출입을 하면서도 옻닭을 즐기는 사람을 보면 그 맛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냉장고가 없으니 얼음은 물론이고 찬물도 귀했던 시절이 있었다. 옻 오른 사람들은 찬..

세상과더불어 2025.09.17

니가 왜 여개서

별 것 아니었지만 그래도 수술이라고 보름 이상 쉬었다. 그동안 뒷집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밀림 일보직전이다. 우선 호미를 들고 자갈 틈으로 솟아난 풀부터 뽑았다. 나머지는 예초기 고쳐와서 내일 할 예정이다. 그런데 참 요상한 놈이 보인다. 뽑아 버리려다 잠시 멈칫했다.--저는 잡초가 아이라유!--머시라?--수박도 몰라유?--니가 왜 여개서~--그건 저도 모르쥬!

소소한일상 2025.09.06

아까운 시미기

40여년 전 낙동에 방을 얻어서 고1이었던 막내 동생 그리고 어머님 셋이서 살았었다. 결혼 딱 1년 전의 일이다. 그때 중1인 주인댁 딸이 놀러만 다닌다고 어머님은 자주 흉을 보셨다. "0시0 저래 키아가이고 아무짝에도 못쓴다"고 하셨다. 어쩌면 당신의 딸들을 어릴 때부터 빡세게 부려먹은 안타까운 심정의 토로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심정에서는 나도 자유롭지 못하다.하기사 우리 마을에서는 코흘리게 아이라고 그냥 놀리는 법이 없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했던 일이 소띠끼기**였다. 소가 먹을 풀이 많은 곳을 찾아 고삐를 잡고 다녀야 했다. 골짜기에 소를 몰아 넣고 입구를 지키면서 놀았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우리 동네는 그런 곳이 없었다. 소가 탈선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지만, 잠시 한..

추억과더불어 2025.09.04

박사와 여사 그리고 밥사

학위 중에 가장 높은 것이 박사다. 그 다음이 석사이고 또 그 아래에 학사가 있다. 여기까지는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재미 있었다. 박사 위에 육사가 있고 육사 위에 보안사가 있으며 그 위에 여사님이 계신다고 했다.1980년대 다시 말하면 오공시절에 떠돌던 이야기다. 전두환과 군부세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시절이다. 그 위에는 0순0자여사가 군림하고 있었다. 세태를 절묘하게 잘 반영한 최고의 유행어(야담)라고 할 것이다. 벌써 40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다. 온푼 : 어이 칠성아 그거 옛날 이야기 아이다.칠성 : 무슨 말이냐?온푼 : 호통치던 여인이 작년까지 용산에 ~알푼 : 맞아! 일인지하 만인지상 승녈이도 꼼짝 모했대여.칠성 : 그래도 이제는 육사 보안사는 조용하니까..

세상과더불어 2025.08.30

아들자랑

세상에 참 별 희한한 일도 다 있다. 우리 아들 취직이 확정되고 나니 그 전에 안 뷔던 그 회사 광고가 자꾸 보인다. 스마트폰에서도 컴퓨터 웹브라우저에서도 자주 접속하는 페이스북 등에서 자주 보인다.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지만 팔불출이 되기 싫어서 자랑하려면 술사야 된다고 해서 근질근질한 입을 꾹 닫았다. 아 그러고 보니 형제자매 모인 자리에서 딱 한번은 했다. 부모님 대신 누님께는 보고를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칠푼 : 맹세코 한분빼끼 안 했다. 팔푼 :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 칠푼 : 무슨 말 하노? 팔푼 : 요새 잉공지능인가 아인가 억시기 똑똑하대여! 칠푼 : 그 자리에는 그런 아 낑가 준 적 읍다니까. 팔푼 : 아이는 아가 아이다 온푼 : 니 전하기 이리 조 봐 칠푼 : 여깃서! ..

가족과더불어 2025.08.30

동분서주

두부 포장기계가 말썽을 부려서 수리를 보내기로 했다. 임시로 사용할 대체 기계는 엊그제 도착했고 오늘은 고장난 기계를 보낸다고 했다. 현장팀(두부 작업반)에서 송장을 만들어 달라고 주소(저쪽에서 보낸 송장 사진)를 보내 왔다. 택배사이트에 접속하여 주소를 입력하다가 생각이 났다. 요금 책정 잘못하여 그러니까 너무 적게 내고 괘씸죄에 걸려서 추가 요금(어쩌면 벌금)을 왕창 지불한 일이 있었다.집하 사원 이0민씨에게 문의를 했다. 상자 크기나 무게를 제대로 알아야 한단다. 어쩌면 기계이니 택배말고 화물을 이용해야 될 수도 있단다. 무게를 측정하기 위해서 현장으로 가보니 세 분이 포장기계와 씨름을 하고 계셨다. 대체할 기계나 수리 보낼 기계나 똑 같지만 완충재 사이에 끼워 넣고 다시 상자에 넣는 일이 쉽지는..

소소한일상 202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