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의 편지
세상과 더불어
2022-03-16 22:49:31
벌써 이삼 년 전 어느 여름날의 일이었다. 시내에서 만난 어떤 친구(여자 동기)가 카톡을 열어 보여 주었다. 미사여구가 넘치고 정중한 감사의 말씀이 가득했다. 딸(사위)을 통해서 옥수수 한 푸대를 보냈더니 사돈께서 이렇게 긴 편지를 보냈다고 탄식을 했다.
--이런 편지 자꾸 보내만 나보고 우째라고!
--고마운 맘이 가득한대 왜 그래여?
--답장 할라카만 머리에 지가 나여!
--일자무식 늙은이도 아니면서 왜?
--며느리 밨고 손자도 컷응께 늘그니 맞지!
--그만 하고 싶은 말만 전해!
--사돈이고 비교가 댕께 조심시럽자나! 아무튼 인사하는게 힘들어 선물하기도 겁나여!
--거참, 보내고 인사도 못들었다고 열내는 친구도 있던데.
지나간 대통령선거 후보간 토론에서 우열이 분명하게 보였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것은 별로 소용이 없었다. 많이 아는 것 똑똑한 것도 흠이 된다고 생각들 하고 있는가? 아마 그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유식한 것을 자랑하는 사람으로 본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에게는 발뒤축이 달걀 같은 것도 흠이 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