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밥값 그리고 빨래값

임재수 2022. 11. 4. 16:55

밥값 그리고 빨래값

소소한 일상

2018-07-28 12:12:38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들에 갈까 말까?>늘 망설이게 된다. 오늘도 그랬다. [그냥 하루 쉬라]고 옆에서는 말을 한다. 가 봐야 꼭 해야만 하는 일은 별로 없다. 사흘 전에도 예초기를 매고 갔었다. 벌써 잎과 가시가 무성해서 들어가기가 어려운 두릅나무 주변은 그만 두고 금년에 심은 가죽나무 주변 풀만 제거 했었다. 카메라만 들고 나가려다 생각을 바꾸었다. 대구에서 동기들 만나서 일박이일 놀다 왔으니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연장을 찾아 낫을 갈고 난 뒤에 밭으로 갔다. 

 

아랫쪽 논과 경계부분서 무성하게 자란 칡덩굴이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고 있다. 여기 저기 대충 낫으로 끊어 주었다. 하지만 너무 무성하게 자랐고 엉켜 있어서 접근할 수도 없고 멀리서 당기면 두릅나무까지 부러지기에 방법이 없다. 가장 자리를 돌면서 만만한 풀들만 잘라 주었다. 해봐야 성과도 별로 없는 일 같았다. 그런데 땀은 비오듯 흘러 내렸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그만 두고 집으로 왔다.

 

땀이나 씻고 들어가서 쉬려고 하는데 깔아둔 자갈 사이로 돋아 나는 풀이 보였다. 벌써 땀을 흘려 몸도 마음도 다 젖어 버렸는데 저거나 뽑자하고 시작했다. 그리고 뒷집 처마 밑 잔디 사이에 난 풀과 앞집 텃밭에 난 것도 뽑았다. 뒷집 마당에 난 풀은 더 자라면 예초기 끈달아서 돌리면 되니까 그냥 두었다.

 

어린 시절 일도 못하면서 도와 준다고 덤비면 엄마가 하시는 말이 있다. 

"갠히 옷 베리만 빨래하기만 기찬아여" 그래서 오늘은 엄마한테 자랑하러 가야하겠다.
"두룹바테 가서는 밥갑하고 집에 와서는  빨래갑 했어요"
"---"
"참 잘 했지요?"
대답이 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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