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때인지 3학년 때인지 모르겠다. 산골분교에 공이 생겼다. 쉬는 시간 우리는 신나게 차고 놀았다. 수업을 하시던 선생님께서 창문을 열고 [그것은 발로 차는 공이 아니라]고 말리셨다. 세상에 발로 차면 안 되는 공도 있느냐고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중에 생각하니 아마도 농구공이 아니었나 싶다.
그 이후로는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했다. 양쪽 진영 끝에 적당한 원을 그려 놓았다. 그 가운데 자기편 선수가 한 사람 서 있다. 상대방의 수비를 뚫고 원 가까이 와서는 가운데 서있는 선수에게 공을 던져서 받으면 1득점이었다. 공격수든 수비수든 그 원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가운데 서있는 선수는 발을 떼지 못했다. 말하자면 농구 골대 역할이었다.
월드컵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 선전을 기원하다가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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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분교라 교실 1간을 2개학년이 사용했기에 우리가 쉬는 시간에 다른 학년(선배)은 수업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