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찹쌀수제비라고들 부른다. 하지만 첩첩산중 두메산골에 사는 우리들은 그것이 떡국인 줄 알고 먹었다. 방앗간에서 기계로 뽑아 얇게 썰어서 끓인 신식 떡국은 구경도 못했다. 국민학교 5학년인가 겨울방학 때 공검면 양정2리 고모님댁에 가서 처음 먹어 봤다. 그곳이 친정인 당숙모님따라서 걸어서 갔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새알 떡국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찹쌀로 만든 수제비가 꼭 새알을 닮았다. 요즘과 같은 신식 떡국이 나오면서 두 가지를 구분하려고 그렇게 부른 것으로 추측하지만 자신은 없다. 그 시절 고모님댁에서 먹은 떡국은 정말로 환상적인 맛이었다. 쇠고기 다져서 볶은 것에다 달걀 후라이를 썰어서 고명으로 얹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집에서라면 다락에 얹어둔 고명만 훔쳐 먹었을 것 같다.
오늘 저녁에는 어머님 찾아가 새알 떡국을 끓여 달라고 할까? 아니면 고모님 찾아가서 신식 떡국을 얻어 먹을까? 얻어 먹을 수만 있다면 여기서 양정까지 5십여리 쉬지 않고 달려 가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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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오타난 것이 아니냐구요? "새알떡국"이라고도 했고 "생알떡국"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고어에서 "알"은 옛이응(꼭지달린 이응)을 썼는데 그 이응은 앞음절에 달라붙어서 발음이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