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더불어

눈 오는 날에는

임재수 2022. 12. 13. 18:20
건곤이 폐색하여 백설이 한빛인제/사람은 카니와 날새도 그쳐 있다.
 
서울 사는 여동생(고모님 막내딸)이 두부를 보내 달라고 했다. 내일 시내 나갈 일이 있으니 고속버스 편으로 보내기로 약속을 했다. 마을 사업으로 주민이 합심해서 생산하는 두부인데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으니 나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눈이 내리니 내일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눈이 내리면 길이 막히는 것은 고금이 다름 없었던 모양이다. 두발로 걸어다니는 존재는 물론이고 날개 달린 새들마저 그러했던 것인가? 그러니 오늘처럼 눈이라도 내리는 날은 따끈따끈하게 군불 때 놓고, 끼리끼리 사랑방에 모여 앉아 고스톱이나 치고 막걸리 잔을 비웠을 것이 틀림 없으렷다.
 
새들이 무슨 막걸리냐고? 에이 다 아시면서 웨이러슈? 나도 모릉깨그분께 여짜 보시등가! 저나 번호가 어찌 대냐하만, 오미인곡잉가 사미인곡인가 잇자나유 그책 차자 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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