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버스를 타고 이화령고개를 넘어서 서울로 가는 중으로 기억한다. 충주 시내인지 어디를 통과하는데 신호에 걸렸는지 차량 정체가 심했는지 버스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때 승용차 한대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 차와 보조를 맞추고 있었다. 그 안에는 남녀가 타고 있었는데 다정스럽게 끊임 없이 대화가 오고갔다. 물론 대화의 내용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운전기사 양반이 한마디 했다.
--저것들 부부 아닐낍니다.
--우째서?
--보통의 부부는 저키 말이 안많습니다.
--맞아요, 집에 들어오만 단 세 마디만 한다지요!
--무슨 말?
--아는 어데 간노? 밥묵자! 그만 자자!
--식당에서 밥묵고 떠난 자리만 봐도 안대유!
--그건 왜 그렇데유!
--마이 시켜서 마이 냉기고 가만 불륜!
--알맞게 시켜서 다 먹고 가만 부부!
--봉다리 달라캐서 남은거 싸가지고 가만 더 학실하고
--그참 말 대네
그건 그렇고 오늘 시내 나가서 점심 먹었다. 옻삼계탕이라고 좀 더 비싼 것으로 먹었다. 양이 엄청나게 많아서 남은 것을 저렇게 봉다리 얻어서 싸왔다. 오늘 저녁은 다른 것 먹고 내일 저녁쯤 먹을 작정이다.
--증거 맨드니라 애썼다.
--니 머라캔나 시방?
--그런대 시상에 안전범재는 읍다는 걸 명심해라잉!
--야 너 그 그걸 마~마~말이라고 하나 시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