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더불어

봄날은 갔다

임재수 2023. 3. 7. 12:58

--오랜마네 농사일을 항깨 참 디다!
--머핸는데!

--거름 뿌릴라고 여개저개 옹기 나써, 논 갈기 전에 해야 댄다고 하니!

--ㅉㅉ 우리 칠성이 봄날은 갓구만!

--먼 말이야?

--니이브로 캣자나, 농사철이 오만 봄날은 간다고!

--그건 머슴들이 하는 말이지!
--그나저나 방거치가 어쩐 일이고?

--시키니 해야지 빌 수 인나?

--누가 시키는데!

--아부지가!

--항갑지낸기 아직도 아부지 눈치보나?

--한밤중에 회초리 들고 나타나시는데 우짜갠노!

--너 아부지 아직도 살아 계신다고?

--무슨 소리야 야들아부지는 우리 스무살 때 시상비린는대!

--말하자만 그러탄 말이여!

--무작정 놀만 사람 배린다고 하신 말쌈 명심하민서 산다 이말이지?

--그대로 다 하지는 모해도 할라고노력하민서 살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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