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더불어

츄카모해

임재수 2023. 12. 14. 21:37
--머시라?
--0현씨가 노인회장 됫답니다.
--말도 안대!
--축하 전화라도 하셔야 되는 것 아닙니까?
--약올리지 마라고! 기분이 이리 묘한데 축하라니?
--무척 친한 사이라고 들었습니다만.
--그렁께 노인해장 친구하기 실타고!
--아니, 칠성이 자네 그리 안 밨는데 아주 심보가 고약하구나!
--야 이것들아, 내 말 똑 바로 들어!
--친구가 노인해장 하만 나도 노인 대는 거 아니냐고
--나는 아직 이팔청춘인데
--노인회장하고 친구라니 말도 안된다고.

 

문경에 사는 동기 조모가 노인회장이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연초에 또 다른 동기(사실은 두 살 위)가 "일흔이 되고 보니"라는 글을 단톡방에 올린 때와 같이 메가톤급 핵무기의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그래도 우리 마을은 여든 넘으신 분이 회장이고 저보다 네 살이나 더 많은 분이 총무를 맡고 있으니 아직 제 차례는 멀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그때가 되어도 시켜줄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아참 친구야!, 축하한다. 아니 이제는 깎듯이 예의를 갖추어서 다시 하겠습니다. 노인회장님이 되신 것 하례드리옵니다.


===========

페이숙에 올렸더니 동기의 조모님이라고 어떤 분이 오독을 하신 댓글을 달았습니다. 저는 "동기인 조모씨"라고 할 의도였는데 표현이 조금 불완전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중의적 표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오독 또한 의도적인 것 유쾌한 발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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