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더불어

니네 마실앤 이른거 읍지?

임재수 2025. 2. 6. 19:31

대구 사는 두 양반이 내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고 말았다. 채모는 중학교 고등학교 동기이고 윤모는 뭐라고 밝히기 어려운 사이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음악에는 상당한 재능이(사실 나로서는 판단이 안 되는 것이지만)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와는 상관 없이 두분이 아는 사이라고 한다. 관심 분야가 같으니 당연하겠지만 처음에는 상당히 놀랐다.

그건 그렇고 두 사람 모두 라이브 카페에서 공연하는 실황을 동영상으로 올린다. 통키타가 아니고 클래식 기타라고 하지만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나로서는 구분할 능력이 없다. 독주 그리고 합주 때로는 병창(잘 모르지만 가야금 병창에 빗대어 하는 말)을  하는데 너무 멋있고 부럽다.  나보고 "니는 이런 거 못하지!" "에이 그분은 이게 잘하는 것인지도 몰라요" 딱 이러는 것 같다.

"팩트 공격이 가장 치명적이고 가슴아프다"고 대구에서 근무하는 유명한 홍머시기가 한 말이다. 딱 맞는 말씀이다. 그 사람들 앞에서 자랑할 것이 뭐 없을까 찾아 보려고 발버둥 쳤다. 대구에는 없는 눈 내린 풍경이 생각 났지만 벌써 유통기한이 지났다.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겨우 눈붙이고 일어나니 늦은 아침이다.

강추위에 뒷집 부엌 수도가 얼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러 갔다.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오다 보니 이렇게 긴 고드름이 달렸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부터 찍었다. 그래 김유정 작가 흉내를 내면서 두 사람한테 이걸 보내 주는거야.
"니내 마실앤 이른거 읍지!" 
뭐라구요? 유정이가 아니고 점순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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