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더불어

강아지풀과 좌파

임재수 2022. 11. 4. 18:06

강아지풀과 좌파

세상과 더불어

2020-04-11 22:34:38


한상국*이 상중(喪中)에 신천땅에서 시비들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 *4~5월 무렵 무성하게 잘 자란 푸른 들판을 보고 감격에 겨워 이웃 사람들에게 자랑을 했다. 나이 든 이웃 농부들이 가서 살펴보니 무성하게 자란 것은 벼가 아니고 전부 강아지풀*뿐이었다. 시비들이 모두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논밭이라고는 구경조차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벼는 호미로 파내고 강아지풀만 가꾸고 심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곳 사람들은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두고 ‘한상국의 농사’라고 했단다.*

그건 그렇고 선거철이 되니 여기저기서 “좌파척결”을 부르짖고나온다. 그런데 보수우파를 자처하시는 집단 내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논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없다면 보수의 위기이다.
“ㅉㅉ 청와대 안이 주사파로 가득하니 나라꼴 참~”
“무슨 소리야? 빨갱이는 모조리 소탕했자나”
“다 잡다니 누가 무슨 수로?”
“건국의 아버지이신 이승만대통령을 비롯하여 반공정신이 투철하신 일곱 분의 대통령께서~”
“세 사람은 아녀”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중앙정보부 보안사 등의 무시무시한 칼자루도 쥐고 있었고”
“그놈의 빨갱이들이 얼마나 끈질기냐 하면~”
“내가 봐서는 다음 둘 중에 하나다.”
“.....”
“지금 빨갱이들이 설치고 다닌다는 말이 거짓말이든지”
“아니면?”
“빨갱이 잡는다는 구실로 멀쩡한 사람을 소탕하고 빨갱이만 남겨 두었겠지”
“에이 말도 안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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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 ‘한상국의 농사’이야기는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나오는 것을 요약 재구성했음
한상국 : 조선 선조때 우의정을 지낸 한응인
4~5월 : 음력이니 양력으로 보면 5~6월
강아지풀 : 원문에 낭유(稂莠)라고 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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