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더불어

내가 욕심이 너무 많은 걸까

임재수 2022. 11. 4. 17:28

내가 욕심이 너무 많은 걸까

땅과더불어

2018-07-05 00:00:40


오늘도 고사리 밭에서 풀을 뽑다가 주변을 둘러 보았습니다. 물론 고사리와 가죽나무(참죽, 죽잎)가 중심이고 그것으로 인증을 받았지만 다른 작물도 꽤 있습니다. 케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헤아려보니 무려 열 가지가 넘었습니다.


매실 복숭아 자두 구찌뽕 왕오디는 사년전 삼월에 심었습니다. 왕오디는 노서방(고서방?)이 어린 순을 계속 따 먹어서 결국 고사하고 말았고 자두 나무도 어찌 되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친환경 농사를 하다보니 매실 자두 복숭아 등 제 때 약을 치지 않아서 아직 제대로 수확을 해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친환경 자재인 바이오 유황을 치면 되는데 과일마다 꽃피는 시기도 조금씩 다르니 꾸물대다가 때를 놓쳐 버렸습니다.


금년 봄에 심은 감나무는 말라 죽은 줄 알고 뽑아 버리려고 했더니 오늘 보니아주 어린 잎이 뾰족하게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느긋하게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또 한번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아로니아는 2년 전 이웃집에서 심고 남은 묘목 십여그루를 얻어다 심었습니다. 오늘 보니 제법 열매를 달고 있는데 풀만 뽑아주었지 다른 관리를 할 줄 모르니 먹을게 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고사리에 뿌리는 퇴비는 좀 얻어 먹었지 싶기도 합니다. 

 

산초나무도 몇 그루 있는데 저절로 난 것입니다. 작년부터 제법 열매가 달리기는 시작했는데 따서 보니 빈쭉정이였습니다. 어른들께서는 "바람 맞았다"고 하시네요. 다시 말하면 제대로 익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햇빛을 제대로 못 받은 탓> <영양이 부족한 탓> <해충의 탓> 등 여러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제대로 알아보고 대처를 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세월만 갑니다.

참죽나무도 2년전에 심었습니다. 금년에는 아주 소량이지만 다음해를 위해서 시범적으로 납품해 볼까 생각하고 알아 봤습니다. 제가 조합원인 상주로칼푸드협동조합에서 목요장터를 운영하는데 시기가 맞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작목반을 통해서만 받아 준다고 해서 포기를 하고 아는 분들과 나누어 먹고 말았습니다. 내년에 상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 상설매장을 개설하리리 기대하고 있습니다.

 

밭으로 나간 것은 아침 여덟시경이었습니다. 높은 산 바로 밑이어서 그런지 시작할 때는 아직 그늘이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나고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니 등에서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막혔습니다. 카메라 들고 여기 저기 살피면서 쉬다가 다시 시작했습니다. 마칠 때 그러니까 11시쯤 되니 어째 더위가 약해진 것 같습니다. 햇살은 더 세게 내리 쬐는데 말입니다.

'

"0호야 인제 나도 농부체질 댔나바"
"먼 소리여!"
"처음에 무쟈게 더벘는데 시간이 지난께 견딜만해"
"어제 비오고 해쌀이 처매 퍼질 때는 습도가 노파서 무더운거여"
"그래서?"
"두어시간 지나고 김이 다 빠지고 나면 온도는 높아도 습도가 나증께 덜 더운거야, 방거치가 농부체질은 무슨"

'그래, 니 잘났다 씨~'쏘아 부치려하다가 그냥 삼키고 말았습니다. 

 

왼쪽 열부터 아래로 소개하겠습니다. ㅎㅎ 삼백평밖에 안 되는 밭에 욕심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참죽(가죽), 산초, 매실, 복숭아(개량종), 까틀복상(개복숭아),
구찌뽕, 아로니아,고추, 초석잠, 정구지(부추),
들깨, 가지, 오이, 땅콩, 더덕,
감나무

 

--2018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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