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더불어

고사리밭 풀을 뽑다가(2)

임재수 2022. 11. 4. 17:34

 

고사리밭 풀을 뽑다가(2)

땅과더불어

2019-04-03 16:08:45


"오늘처럼 날이 조~만 풀을 뽀바가~ 여개즈개 흐터나~야 하고 비가 올 듯할 때는 한 군데 모아 노아야 하는 겨.

"...."

"흐터 노~만 햇비체 마리자나, 나리 구즈만 사라 부틀지도 모리께 한쪼게 모아 노코"

"그럼 딴데다 갖다 버리만 대지"
"썩으만 거름 대는데 머할라꼬 힘들기 가따 버리나"

"아하 그러쿠나"

"오늘은 비치 조은데 왜 모아써 미칠 전에도 갈치 조짜나"

"사진 찌고 나서 하만 안댈까"
"왜 사장니미 너 몬민나? ㅉㅉ 신용 잃으만 다 일는 거라고 하던데?"

"우씨 그기 아이다"
"그럼 먼데?"
"나중에 이야기 하께"

어제는 추울 것 같아서 열시 넘어서 나갔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바람이 세 지면서 처음보다 더 추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좀더 일찍 나갔습니다. 먼저 자갈을 골랐습니다. 자갈 섞인 흙을 호미로 긁어서 콘티에 담아서 흔들었습니다. 작년에 심은 고사리 가까이에서는 장갑낀 손으로 살살 긁어 담았습니다. 혹시 땅속에서 솟아 나오는 어린 순을 다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새순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비오고 난 뒤 며칠 지나지 않았기 때문인지 날리는 흙먼지가 적어 할만했습니다. 하지만 한두 시간 하고 지쳐서 풀뽑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꽃다지 씀바귀 (개?)망초 냉이 등 작은 것들이 무수하게 올라옵니다. 꽃다지는 노란 꽃이 이쁩니다. 냉이 씀바귀도 제때에 캐서 먹으면 아주 좋은 봄나물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잡초일 뿐입니다.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지만 내용만 기억이 나네요 "화단에서는 예쁜 꽃이지만 논밭에서는 잡초이고 산에서는 그냥 자연이다" 그러고 보니 사람인 우리도 어떤 위치에 서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전혀 달라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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