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밭 풀을 뽑다가
땅과더불어
2019-03-29 14:00:11
오늘은 고사리밭에 가서 풀을 뽑았다. 미세 먼지 핑계로 며칠째 미루다 나가 보니 벌써 작은 풀들이 많이도 솟아 올랐다. 아직 고사리 순이 올라올 기미는 안 보이는데 풀이 먼저 보인다.
옛말에 "쇠똥도 약에 쓰려고 하니 없다"고 했다. 누군가 쇠비름이 필요하다고 해서 몇년 전에 캐다 준 적이 있었다. 밭을 맬 때는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 되더니 막상 챙기려고 보니 쓸만한 것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결국 사람의 욕심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한다.
아직 어리니 뿌리가 깊지 않아서 잡고 당기면 잘 뽑힌다. 하지만 뽑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조금 더 자라 키가 크면 잡기 쉽고 그래서 더 능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점을 두고 우리집에서는 자주 언쟁을 벌인다. 풀이 어릴 때 김을 매야 잘 뽑힌다는 것이 사장님의 지론이다. 무수히 많은 어린 것들은 호미로 긁어서 뿌리를 잘라 주면 된다고 것도 사장님의 견해이다.
처음에는 한 곳에서 깨끗하게 해 나가려고 했다. 한참 하다가 키가 많이 자란 것을 찾아 다니면서 뽑기도 했다. 그러다가 결국은 자갈 고르기를 시작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큰돌을 주워담다가 호미로 흙과 자갈을 긁어 담아서 콘티로 치기도 했다.
그러다가 보니 봄을 업고 찾아온 매화가 빙그레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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