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소소한 일상
2022-08-27 23:14:32
--요놈, 요 괘씸한 추위란 놈 같으니! 네가 지금은 이렇게 기승을 부리지만, 어디 내년 봄에 두고 보자!
일석 이희승 선생의 수필 "딸각발이"에 나오는 남산골 샌님의 오기다. 동지섣달 설한풍에 불도 안 지핀 냉방에서 달달 떨고 버티면서 중얼거리는 말이란다. 그렇다 아무리 기세 등등한 동장군도 춘풍 앞에서는 견딜 재간이 없을 것이다.
더위도 마찬가지다. 금년 여름은 비가 자주 내린 탓으로 기온은 높지 않았다. 하지만 후덥지근한 것이 사람을 쉬 지치게 만들었다. 그런데 벌써 가을인지 창문을 닫고 잔 것은 좀 지났고, 이틀전부터는 매트인지 요에 전원을 넣기 시작했다.
밀린 일은 한도 끝도 없는데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응덩이가 덜썩 거린다. 일하기 좋은 때가 놀러 다니기도 참 좋다.
--샘께서 그런 말씀 하시만 안대지요!
--누구요 당신?
--00중학 나온 ㅁㅁㅁ
--왜 안대는데
--제가 그말 했다가 디기 혼났자나요!
--도대체 먼말 하는거냐?
--가을이 등하가친이라 카시민서 공부하기 조타는 말씀 끄태
--그기 틀린말이냐?
--놀러 댕기기 조은거도 맞자나유!
--으어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