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범생이가방

임재수 2022. 11. 4. 23:14

범생이가방

소소한 일상

2022-09-15 21:51:04


--어댈 가능거냐?
--공부하로 감니다.

--밍즐 시써만 할부지 할매도 찾아 바야지 공부만 하냐?
--하루도 빠지만 안대고요, 쪼매만 느저도 혼남니다.

--무신 학조가 그카노, 사라매 도리가 더 중하거늘 ㅉㅉ.

--학교가 아니구요 공부 모임임니다. 쪼매만 기다리 주십시오. 할부지 할매  그 윗대 조상님들 다 차자 뵐낌니다. 넉넉잡아 열흘만~ 

--혹시 엉뚱한 곳으로 새는 건 아니지?
--영감도 참, 가가 그칼 베짱이라도 인는 아유?

--엄마도 참, 저 오래 전에 항갑 지내써요!

--그런데 시방 니가 민 기 책가방 만나?

--그 그렁께 그기 머시라 음~

--천상 놀러 댕기는 여행 가방이구만, 어디 한분 비아 보거라

--(아, 이걸 멀로 설명드리노 ㅠㅠ)
--밴또가 아홉, 책은 항개도 읍자나? 머야 소주까지?

--저두요 경로 우대증 나와썸미다. 벌써 지난 다리라 이말입니다. 소주좀 마신들~

--시꾸룹다, 어대서 감히!

--공부하러 가는 거 맹세코 정말입니다. 저거는 지꺼가 아니구요, 제 가방에는 책하고 작기장도 잇지만 아린 모티 범생이가 미고 갑니다.

--니 가방을 가가 왜 매노?
--열흘 동안만 바까서 댕기라 캄니다.

--누가 그카디?

--우리 공부 동아리 반장 대시는 00께서!
--왜?

--공부도 못하능기 가방만 크만 머하냐고 하시민서, 그 가방은  범생이한테 어울린다고 해써요!

--잘 해 보겟다고 매달리 보도 안하고 그냥 포기 해써?

--긍께 우리 할배 나머지 공부하러 가능거야?
--ㅉㅉ 손자 아페서 꼴이 참 말이 아이구만!

잠시 맡은 가방
우리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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