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일병 구하기

오늘은 뒤뜰 논 가장자리에 심은 감나무 주변 제초작업을 했다. 처음에는 하우스 옆 물탱크에 물을 받고 청너머 두릅밭으로 갈 작정이었다. 관정에 전원을 올려 모터를 작동시키고 공용관정에서 우리 쪽으로 물길을 돌려 놓고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 구경만 할 수 없어서 둘러보니 잡초사이에서 신음하고 있는 감나무가 보였다. 심은지  2년 조금 지난 것들이다.
 
낫을 찾아 들고 감나무 가까이에 있는 것만 잘랐다. 조금 멀리 있는 것들은 예초기를 동원해서 깎으면 될 것이다. 물받기가 끝난 뒤에도 두릅밭으로 가는 것은 포기하고 계속 했다.  뒷솔밭 쪽 U관 건너편에 심은 것 중에는 죽은 것인지 풀더미 속에 묻힌 것인지 안 보이는 것도 있다. 작년에 뽑아서 모아둔 고춧대와 말목에 묶었던 끈 그리고 새로 돋은 풀이 뒤 엉켜서 엉망이다. 오후에 장거리 운전이 있어서 마무리도 못하고 그냥  들어왔다.
 
--오늘은 머했냐?
--감나무 일병 구출!
--근대 나는 왜 아직도 일병이야?
--병장 진급시키 조라 벌써 2년이나 지낫썽께
--병장 달만 머해여!
--그건 또 무슨 말?
--신병이 없으니 만년 졸병신셍걸!
--그집이나 우리 동네나 비슷하구만!
--맞아 절믄 사람이 읍서니 칠십이 다 대 가는데 아직도 졸병이니!

감나무 일병 1

감나무 일병 2

감나무 일병 3

제초작업 부산물(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