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청너머 두릅밭에 줄기 자르러 나갈 준비를 하는데 옆에서 참견을 하고 나섰다. 00네는 곁순을 따고 나서 줄기를 자른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정순과 다르게 곁순은 수확기간이 너무 길다. 양도 적은데 매일 수확해야 하고 그것을 매장에 출하하는 것도 어렵다. 시일을 오래 끌면 그사이 풀이 자라서 감당하기도 어렵다. 빠른 시간 내에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가는 길이 다르다. 대충 그런 사정을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했다.
--경험 많은 선배들 따라 하만 대는거 아니야?
--뱁새가 황새를 따라 갈 수 있남?
--여개서 그 말이 왜?
--우등생은 한 문제도 놓칠 수 읍지만~
--당신이 우등생이라고?
--아니!
--그만 우등생 따라 해!
--어려분 거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대여!
--도전 안 해보고?
--그 시간에 시운 거 한두개 공부해야 빵점 면하지!
--어이그! 끄다 부치기는 잘 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