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동명이지

임재수 2023. 4. 8. 07:30

칠성 : 상황 끝! 역시 내 머리는 비상해여
아부지 : 첨부터 잘하만 빌꺼 아잉걸, 저질러 놓고 잔머리만 굴리는구나 ㅉㅉ!
엄마 : 주소 잘못 넌기 야 잘못은 아니잔아유?
아부지 : 그 양반이 누군지 실수항거는 맞아도, 송장 받아설라무네 학인하는 건 야가 해야~
엄마 : 딸내미가 차린 밥상 두고 짜증은 나한테 낸거나 매항가지구만!
아부지 : 머야 그말이 왜 여개서?
엄마 : 그래도 그러치 크는 아 기 직이고 그카만 안대지요.
아부지 : 야가 아라고? 항갑 닝긴기 운잰대.
칠성 : 손자까정 바써요, 앗 그런데 양산도 문경도 모다 신기가 드가는 주소네!
온푼 : 동명이인 쎄 비릿다. 외서면 대전리, 강진군 대구면도 있다. 부안군 인접 고창군에 부안면도 있고, 밀양시 인접 청도군에는 밀양면도 있다.
팔푼 : 동명이지 아이고? 근대 먼닐 인나?
칠성 : 택배 보내민서 두 사람 주소를 같이 ~말하자만 길어여
 
목요일(6일)에 두부 7상자를 택배를 통해서 발송했다. 그 중 2상자는 문경시 신기★길 ◇◇기식당, 1상자는 경남 양산시 신기☆길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 외 여러 곳에서 받은 주소와 전화번호를 전화기 그대로 담당직원한테 보여주고 송장을 끊어서 붙였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양산에 사시는 고객께서  전화를 하셨다. 두부가 문경으로 갔다는 말씀이었다. <그리로 가는 것은 따로있는데 무슨 말씀이냐>고 응대를 했다.
 
<아무튼 문경시 배달 직원한테서 전화를 받고 반송처리 시켰으니 확인해 보라>고 하셨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택배 송장을 찾아 봤다. 수령인 이름과 전화번호는 정확한데 주소만 다른 2건과 함께 문경시 신기★길로 되었다. 신기0길이 연속으로 나오니 담당직원이 잘못 입력하고 나는 제대로 확인을 안 한 잘못이 있다고 하겠다.
 
반송했다고 하니 가리점까지 돌아 오자면 또 하루가 걸린다. 토요일에 도착해도 만 이틀이고 자칫면 나흘 동안 길거리를 떠돌게 되는 것이다. 변질되어 먹을 수 없는 것은 불문가지다. 속이 쓰리고 한숨이 나왔다. 안 그래도 [젊고 똘똘하고 기억력 좋은 사람에게 떠넘기지 머할라고 ~~]이런 말을 자주 들었던  상황이다.
 
그러다가 ◇◇기식당에 전화를 넣었다. 사정을 설명하고 1상자 더 받으시면 안되겠느냐고 부탁을 드렸다. 처음에는 주저하시더니 [공식적인 유통기한은 1주일이지만 냉장고에 잘 보관하면 2주는 간다]는 말씀에 승락하셨다. 양산 고객이 전달한 문자에서 배달 직원(문경쪽)의 전화번호를 찾아냈다. 같은 주소의 ◇◇기식당에서 한판 더 받기로 했으니 그리로 배달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벌써 반송처리했다고 난감한 반응을 보이시더니 알았다고 하셨다.
 
옆사람 말대로 더 큰 실수  터지기 전에 두부장수 인계를 해야 하는데 "누구 없소?". 그런데 비슷한 주소에서 같은 날 주문이 들어 오다니 우연치고는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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