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전화 번호 좀!

임재수 2023. 3. 9. 00:43

--참 이상한 분이여!

--누가?

--칠성이 형님!
--세월 탓이것지! 나 들만 어쩔 수 읍서!

--글쎄 나한테 저나 해서 내 저나번호 문는거 있지!

--번호 모리민서 우예 해써까?

--내말이 바로 그거랑께!

--전번은 왜 문는대여?

--내가 택배로 두부 한판 주문했거등. 저나번호 빠졋다고 택배사에서 연락이 왓다카민서~

상주생각에 두부를 납품하고 돌아가는 길에 전화가 왔다. 운전중이라 옆사람에게 받아 보시라고 부탁했다. 한성필씨의 전화번호가 없다는 택배기사분의 말이 옆에서도 다 들렸다. 확인후 연락드린다고 말하고 끊었다. 오00씨가 주문해서 한성필씨한테 보내는 것이니 오00씨가 보낸 카톡을 확인해 보라고  옆사람에게 안내를 했다. 거기에도 전화번호는 없고 주소만 있다는 답변이었다. 오00씨한테 전화를 해서 물어보라고 했다. 메모할 사정이 안 되니 문자로 보내달라고 코치를 넣었다. 

 

한참 가다가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문자를 확인했다. '뭐야 이거 한성필씨 전화 번호를 안 보내고 자기(오00) 것을 보냈네!' 라고 투덜대다가 주문할 때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두부 한판 주문합니다. 천안 동남구 신방동 통정 0로** 한성필타운 000동0000호]. 그러니까 한성필은 수취인이 아니고 아파트 이름이었다.  '오00이 주문해서 한성필에게로 보내는 것'은 순전히 내 착각이었다. 전에도 주문한 적이 있으니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인 전화번호는 생략하고 주소만 보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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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부분의 대화는 실제의 상황이 아닙니다. 전화받으면서 황당했을 후배님의 입장을 상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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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나 주소 등을 문자로 받아서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받아 적은 후 또 다시 말로 전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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