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마지막 인사말

임재수 2024. 1. 18. 11:51
오늘 졸업식 끝에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2월말로 명예퇴직을 합니다. 학생들에게 한 인사 말입니다.
이제 저는 삼십사년의 교직 생활을 접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오늘 또는 내년에 그리고 또 후년에 이 학교를 졸업하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갑니다. 노소가 다르고 나아가려는 세상이 다르지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점에서 우리는 비슷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제가 여러분에게 하는 말은 여러분을 향한 당부의 말인 동시에 제 스스로를 향한 각오와 다짐의 말이기도 합니다.
중학생들은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었겠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공부도 어렵지만 여러 분의 부모님이 하시는 농사 일도, 장사하는 일도 모두 힘이 듭니다. 그리고 공부하기 싫은 여러 분을 억지로 공부시켜야 하는 선생님도 힘이 듭니다. 그런 가운데 비교적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택해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도리이고 인간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당나라시대의 고승이었던 백장선사는 노년에도 너무 일을 많이 해서 제자들이 만류했답니다. 그래도 안 되니 연장을 감추었답니다. 그날부터 스님께서는 일을 하지 않으셨는데 식사마저 중단하셨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하루도 일하지 않으면 그날 하루 먹지도 말아라.”였답니다.
언제가는 여러 분도 직업을 갖게 되고 일을 해야 할 때가 오겠지요. 무슨 일을 하든지 성실하게, 그저 부지런 하게,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갑시다. 저역시 그렇게 살겠습니다.

 (2013.2.14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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