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더불어

도원상국

임재수 2024. 1. 20. 19:26
우리 마을(은척면 황령 3리) 마지막 선비이신 李建雨(이건우) 어르신의 작품 한편을 소개합니다. 이 작품은 지난 2004년 안동도산 서원에서 실시한 陶山別試(도산별시)에서 次下(차하)로 입선하신 작품입니다. 사실 한학을 하신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까지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외에도 대전 상주 등 전국을 두루 다니면서 한시백일장에 많이 입선하셨는데 받으신 작품집이 정리가 안 되어서 우선 한편만 찾아서 소개합니다. “등잔밑이 어둡다”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일까요. 어르신께서 직접 풀이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말로 옮겨 봤는데 혹시 잘 못 된 곳이 있다면 고견을 바랍니다.
 
陶院賞菊(도원상국)
蘇亭 李建雨 作
陶山黃菊擅秋陽(도산황국천추양)
回憶先生逸興長(회억선생일흥장)
相與松篁誇晩景(상여송황과만경)
肯同桃李較春芳(긍동도리교춘방)
金英月下輕含露(금영월하경함로)
玉蘂籬邊獨傲霜(옥예리변독오상)
自古文章多愛爾(자고문장다애이)
超然雅趣詎能忘(초연아취거능망)
도산서원의 국화를 칭송하다.
도산의 황국화 가을 빛을 뿜어 내니
*선생을 추억하는 멋진 흥이 뻗치네
*솔바람 피리소리 늦은 경치를 자랑하니
도리 함께 뽐내는 화창한 봄날에 뒤지지 않으리
황금빛 꽃은 달빛 아래 가벼이 이슬을 머금고
울타리 옆의 옥같은 꽃술은 홀로 서리를 이겨내니
예부터 문장가들 너를 사랑한 이 많으니
초연하고 우아한 멋을 어찌 능히 잊으리오
주)선생 : 국화를 남달리 사랑한 陶淵明(도연명)을 지칭한다고 함
주)솔바람 피리소리 : 소나무가 서로 어울러진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를 피리 소리에 견주어 松篁(송황)이라고 했다함
2013.8.28(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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