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는 독상 받는기 조아여?"
"야가 먼말하노?"
"왜 이키 산골에서 사느냐고?"
"여서 살만 느들 잘댄가 캐서~, 그런대 머가 잘못댄나?"
"멀기도 하고 길도 험하고 찾아 오기 힘들자나"
"그럼 오지 말등가"
"그건 아이랑께. 할매는 삐치지 말고 끝까지 들어 바요"
"말해 바라"
"자손댄 도리인줄 우리야 알지만"
"그럼?"
"나중에 우리 아들이나 손자드리 여까지 오겠어?"
"......"
"새집 지어 주만 이사할끼라?"
"이 터 장만하니라 을매나 애썼는디?"
"비도 새는 거 같고 지붕은 다 날아 갔네"
"그래도 이사 함부로 하는거 아이라 카던데"
"지금 시상은 그렁거 안 미더여"
"....."
"니 마리다. 큰집 성이나 니 동생들캉 상이 했나?"
"아! 아부지"
"그 터 잡는다고 형님이 엄청 애쓰싯다"
"저도 마이 들었습니다. 송아지 한 마리 깝 드러갔다고"
"세상이 변해쓴게 예전에 애비가 하던 방식 꼭 그대로 하라는 거는 아이다."
"그럼 어쩔까요?"
"새 집을 짓덩가 이 지블 고치등가 그기 중요한거는 아이다 "
"????"
"너 사춘들끼리 이논 잘 해가이고 사이좋게 결정하만 댄다 이 마리다."
"알겠심니더 무신 말씀인지"
"새집 짓자 말자 돈 내라 몬 내겠다 다투만~. 그꼴을 우에 보노. 그냥 이대로 사는기 낫지. 어무이 앙그래요?"
"그럼그럼! 애비말이 맛고말고"
"명심하겠심다."
"그리고 항개만 더 말하겠다. 중요한 결정을 하는디 자손들 핑계를 대지 말거라"
"예?"
"먼 훈날 도리는 그 시대를 사는 가들 목시다"
"그럼 우리는"
"다만 어린 자손들 딜고 댕기민서 <이전에는 이렇게 했다>는 것을 비주고 가르치 주만 대는거다."
"예, 알겠심다."
"<나중에 가들이 힘들게 이러케 하게써?> 이런 어정쩡한 생각은 버리거라. 학실히 중심을 자바서 이어갈 거하고 버릴 거를 구분하만 댄다"
"예!"
"그럼 가 보거라"
그래서 절을 하고 일어나서 돌아 오다가 생각하니 다시 헷갈린다. 돌아서서 목이 터지라고 여쭈어 본다
"아부지요~"
"...."
"새 집 말이라요~"
"...."
"질까요~"
"...."
"말까요~"
"...."
2018-09-16 14:58:57 (다음블로그)